1. 서 론
2. 재료 및 방법
2.1 현장관측 자료
2.2 통계 분석
2.3 수문자료
3. 연구 결과 및 고찰
3.1 표층 해수의 수문학적 특성
3.2 염분과 해수 산소동위원소 구성비의 공간적 분포
3.3 혼합모델
3.4 표층 저염수의 기원
4. 결 론
1. 서 론
한반도 주변 해역과 같은 연해(Marginal sea)는 대양과 육지 간 물질 교환의 중요한 통로이자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해역으로, 전 세계 해양에서 차지하는 표면적은 작지만 해양 탄소 순환과 다양한 생지화학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Dagg et al., 2004; Muller-Karger et al., 2005; Ye et al., 2014). 특히, 담수 유입은 연해 환경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변화시키며, 이를 통해 생태계와 해양 순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담수는 주로 강, 강우, 지하수 등의 형태로 유입되며 최근 연구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담수 유입의 양상 변화가 연해 환경과 해양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Belkin, 2009; Helm et al., 2010).
동중국해와 황해는 한반도 연해 환경에서 담수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해역으로, 특히 여름철 장강 희석수(Changjiang Diluted Water, CDW)의 유입은 저염수 형성과 함께 이 해역의 해양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CDW는 대마난류(Tsushima Warm Current, TWC), 쿠로시오 해류(Kuroshio Current, KC) 등과 상호작용하며 해수의 물리적 특성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저염수는 해마다 제주도 주변 해역까지 확장하며 해양열파(Marine heatwaves)와 같은 현상을 강화하여 해양 생태계, 수산업, 기상 현상 등 인간 활동 및 해양 환경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다(Tak et al., 2023).
한반도 주변 해역은 대규모 담수 유입으로 비교적 잘 알려진 CDW 외에도, 한반도에서 발원한 강으로부터 유입되는 담수의 영향을 받는다.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한반도의 주요 강에서 유입되는 담수는 황해와 동해, 제주해협으로 확산되며, 계절적 변화와 해양 순환에 따라 표층 해수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이 등, 2003; 김 등, 2016; 이 등, 2018). 특히 한반도에서 기원한 담수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제한적이며 이러한 담수의 영향이 여름철 표층 해수 특성에 미치는 영향과 이동 경로를 보다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해수 산소 안정동위원소 구성비(δ18OH2O)를 주요 도구로 활용하여 담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자 한다. δ18OH2O는 해수의 증발, 강우, 담수 유입 등의 수문학적 과정을 반영하며, 염분과의 관계를 통해 해양 환경에서 수괴의 기원을 추적하는데 유용하다(Craig, 1961; Rohling and Bigg, 1998; Benway and Mix, 2004; Kim et al., 2021). 예를 들어, 표층 해수에서 증발에 의해 가벼운 동위원소(16O)가 무거운 동위원소(18O)보다 빠르게 증발이 되고 이처럼 동위원소 분별효과를 겪은 표층 해수에는 18O가 상대적으로 많아져 결과적으로 δ18OH2O가 큰 값으로 결정된다. 이처럼 δ18OH2O는 증발과 강우의 영향으로 표층 해수에서 변화하고, 해수의 혼합 과정에서 보존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2020년 8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저염수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하고, 염분과 δ18OH2O 자료를 바탕으로 담수의 기원을 구명하며, 이를 통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여름철 표층 해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현장관측 자료
한반도를 둘러싼 황해, 동중국해, 제주해협, 대한해협 등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나타나는 여름철 표층 수괴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2020년 8월 11일부터 18일까지 관측을 실시하였다(Fig. 1). 관측선 W(황해), C(동중국해)와 관측선 B, A(제주해협), 관측선 K, U, P(대한해협)를 따라 진행된 이번 관측에서 수온, 염분, 밀도 등의 수문학적 자료는 CTD (Conductivity- Temperature-Depth, SBE 911 plus)를 사용하여 모든 정점에서 연직 관측으로 얻었다. 또한, 5 m 이내의 표층에서 로젯 채수 시스템을 이용해 해수를 채취하여 δ18OH2O분석을 위한 시료도 함께 획득하였다.
10 ml 갈색 유리 바이알에 head space 없이 채취한 해수 시료는 밀봉하여 증발을 방지하며 실험실로 운반하였고 채취 후 4개월 이내에 분석하였다. 분석에는 Epstein and Mayeda(1953)이 제안한 CO2-H2O 평형 방법을 적용했으며, 시료인 해수와 CO2를 동위원소평형을 이루게 한 뒤 GB-IRMS (Gas Bench-Isotope Ratio Mass Spectrometer, Thermo Scientific 253 Plus)를 사용해 산소동위원소 구성비를 측정하여 최종적으로 δ18OH2O를 구하였다. 일반적으로 δ18OH2O는 표준물질로 VSMOW (Vienna Standard Mode Ocean Water)를 사용하고 18O와 16O의 비인 R을 사용하여 δ표기법(δ18O=[(Rsample/ RVSMOW)-1]x1000)으로 나타낸다(McKinney et al., 1950).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제공하는 표준물질(VSMOW2 = 0±0.02‰; IAEA-605 = -3.02±0.04‰; IAEA-606 = 2.43±0.04‰)을 사용해 두 종류의 2차 표준물질(-8.06±0.01‰과 0.08±0.01‰(1σ))을 보정하였고 분석의 재현성은 ±0.04‰(1σ)이었다.

Fig. 1.
A Map of the study area showing the sampling stations and patterns of surface currents in the Yellow Sea, East China Sea, Jeju Strait, and Korea Strait. The red (Line C) and blue (Line K) squares are located near the East China Sea and Korea Strait, respectively. The yellow and brown squares mark Line A and Line B near the Jeju Strait, while the purple (Line U) and green (Line P) squares indicate stations near the Nakdong River and the Korea Strait. The cyan squares show the position of Line W in the Yellow Sea. The red and blue arrows represent warm and cold currents during summer, respectively (Park et al., 2017). Depth contours are shaded from light to dark blue, representing increasing depth.
2.2 통계 분석
표층 염분과 δ18OH2O 간 단순선형 회귀모형의 최적 회귀선을 찾고자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장점을 가진 R 소프트웨어(버전 4.1.2)를 활용하였다. lm 함수를 통해 최소제곱법(Least squares Method)을 이용하여 선형회귀 분석을 수행하였다. 회귀 모형을 피팅하고 회귀 계수를 추출하여 염분과 δ18OH2O간의 회귀 모형의 유의성을 평가하였다. 서로 다른 두 개의 단순선형모형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회귀 계수(기울기, 절편, 유의 수준) 간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2.3 수문자료
2020년 8월 여름철 표층 저염수의 발생과 수문자료와의 관계성을 파악하고자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기상관측소(159)의 일강우량 자료(기상청;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KMA))와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구포대교 관측소(2022680)의 실시간 일유량 관측 자료(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 Water Resource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WAMIS))를 활용하였다.
3. 연구 결과 및 고찰
3.1 표층 해수의 수문학적 특성
2020년 8월 연구 해역의 표층 수온(Sea Surface Temperature, SST)과 표층 염분(Sea Surface Salinity, SSS)은 각각 14.56~29.46℃, 25.58~34.13 범위의 값을 보였고 표층의 밀도차이는 최대 약 9.5 kg/m3로 나타났다(Fig. 2). 표층 수온은 대한해협 관측선 U, P의 육지 인근에서 약 16℃ 미만의 낮은 수온을 보였으며 그 외 해역은 평균 수온 26.22℃ 로 비교적 높은 수온을 보였다(Fig. 2(a)). 특히 관측선 C, B, A의 최남단의 경우, 고온의 쿠로시오 해류와 대마난류의 영향을 받아 약 29.50℃ 로 가장 높은 수온을 나타냈다.
표층 염분 분포는 대한해협 북부에서 가장 높은 염분 분포를 보였고 동중국해와 대한해협 일부 해역에서 낮은 염분 분포를 나타내며 해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Fig. 2(b)). 대한해협 북부 관측선 P에서 최고 염분 34.13을 보이며 동일 관측선을 따라 전반적으로 높은 염분 값이 관측되었고 앞서 해당 관측선의 표층 수온이 낮은 값을 보였던 것을 통해 연안 용승을 시사한다(Park and Kim, 2010; Kim et al., 2023). 가장 특징적으로 동중국해(관측선 C 남단; red arrow in Fig. 1)와 대한해협(관측선 K; blue arrow in Fig. 1)에서 각각 26.78과 25.59의 최저 염분 값을 보였고 두 관측선의 수온 차이는 약 4.2℃으로, 관측선 C(평균 28.50℃)가 관측선 K(평균 24.35℃)보다 더 높은 수온을 보였다. 연구해역에서 표층 저염수의 출현은 육지로부터의 담수 유입 혹은 강수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제외한 관측선 C 북단과 관측선 W, B, A, U에서는 표층 염분이 30.55-32.61 범위로 나타났다(Fig. 2(b)).
3.2 염분과 해수 산소동위원소 구성비의 공간적 분포
조사 기간 동안 연구해역 표층에서의 δ18OH2O는 Fig. 3(a)로 나타냈다. 2020년 8월 표층 δ18OH2O 범위는 -2.46~0.19‰에서 변동성을 보였고 Fig. 2(b)의 표층 염분의 분포 경향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른 관측선과 비교해 관측선 P에서 비교적 큰 δ18OH2O 값을 나타냈으며 가장 높은 염분 값과 0.19‰의 가장 큰 δ18OH2O을 보였다. 또한, 비교적 낮은 염분이 관찰된 동중국해(관측선 C 남단; red arrow in Fig. 1)와 대한해협(관측선 K; blue arrow in Fig. 1)에서 각각 -1.54‰와 -2.46‰의 작은 δ18OH2O이 나타났다(Fig. 3(a)). 그 외 조사해역에서의 δ18OH2O는 -0.68~-0.16‰ 범위를 보였으며 각 관측선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Fig. 3.
Spatial distribution of the surface δ18OH2O (a), and vertical sections of salinity (b) along two transects marked by blue (Line K) and red (Line C) arrows shown in Fig. 1, with distance along the transect on the x-axis. Contour lines show salinity levels, with the contour line for 30 highlighted using a bold line.
Fig. 2(b)에서 표층 저염수가 나타남과 동시에 Fig. 3(a)에서 낮은 δ18OH2O의 분포를 보인 두 해역에서 저염의 수직적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염분 연직 분포를 확인하였다(Fig. 3(b)). 특징적으로 관측선 K를 따라 위치한 정점 중에서 중심 정점의 수심 2 m 이내의 표층에서 25.59의 가장 낮은 염분과 -2.46‰의 가장 작은 δ18OH2O을 보였으며 중심 정점을 기준으로 양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염분은 높아지고 δ18OH2O은 무거워지는 분포를 나타냈다(Fig. 3(b)). 관측선 K의 모든 정점에서 염분은 표층으로부터 심층으로 갈수록 증가하였으며 정점별로 큰 변동성을 보였던 표층 염분은 외해 방향의 끝단 정점을 제외한 모든 정점에서 수심 약 5 m 이내에서 30의 등염분선이 확인되었다(Fig. 3(b)). 관측선 C 남단의 경우, 끝단 부근 정점의 표층에서 26.78의 가장 낮은 염분과 -1.54‰의 가장 작은 δ18OH2O 값을 보였다. 관측선 C 남단 역시 수심이 깊어지면서 염분이 증가하였으며 30의 등염분선이 수심 5~20 m 이내에 존재하여 관측선 K보다 수직, 수평적으로 넓은 범위의 표층 저염수 특성을 보였다.
3.3 혼합모델
관측된 표층 염분과 δ18OH2O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직선혼합모델을 적용하여 두 변수 간 선형 회귀 분석을 수행한 결과를 Fig. 4로 나타냈다. 수집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관측선 C 와 K의 염분이 낮은 해수가 T-S diagram 상에서 수온 차이에 의해 뚜렷하게 구별이 되었고(Fig. 2(c)) 이들의 기원을 확인하기 위해 관측선 C 와 K를 구분하여 선형 회귀 분석을 적용하였다. 관측선 A를 기준으로 공간적으로 혼합이 가능한 인접한 관측선끼리 분류하여 서쪽(관측선 W, C, B) 그룹과 동쪽(관측선 P, U, K) 그룹으로 나누어 두 개의 선형관계를 표현하였다(Fig. 4(a)). 두 관계식 모두 염분이 증가할수록 δ18OH2O 값이 높아지는 경향을 통해 염분과 δ18OH2O이 낮은 표층 해수와 높은 표층 해수가 관계도 상에서 양 끝 성분으로 존재하여 혼합된 결과임을 시사한다. 서와 동으로 나눈 그룹의 선형관계식은 각각 방정식 (1), (2)와 같다.

Fig. 4.
The surface salinity-δ18OH2O relationship (a) and its extrapolation plot (b). The red and blue open circles in (b) represent the y-intercepts of the linear relationships for the west and east groups of Line A, respectively, while the red and blue stars indicate the isotopic values at the Changjiang estuary (Zhang et al., 1990) and the downstream of the Nakdong River (Keum et al., 2022), respectively.
식에서 δ18OH2O는 해수 산소동위원소를, S는 염분을 의미한다. 두 선형관계식의 회귀계수(기울기와 y절편)가 서로 다른 값을 보이며 두 그룹이 동일하다는 귀무 가설을 기각할 증거로 제시하였다. 방정식 (1)과 (2)는 두 선형관계식 모두 염분과 δ18OH2O 사이에 각각 좋은 양의 상관관계(r2)를 나타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관계(p <.001)임을 보여준다. Fig. 4(a)의 직선혼합모델에 따르면, 염분이 1 증가할 때 동쪽 그룹의 δ18OH2O 값은 0.297‰ 증가하여 서쪽 그룹(0.221‰)보다 비교적 가파른 증가를 보였다. 염분이 높은 쪽의 끝 성분으로는 동쪽 그룹에서 염분 34.13, 서쪽 그룹에서 염분 32.14를 가지는 표층 고염수가 나타났다. 반대로 염분이 낮은 쪽의 끝 성분으로는 동쪽 그룹에서 염분 25.59, 서쪽 그룹에서 염분 26.78의 표층 저염수가 분포하였다. 두 그룹의 혼합모델에 외삽법(Extrapolation)을 적용하여 염분이 0일 때의 끝 성분을 분석한 결과, 동쪽 그룹은 상대적으로 더 작은 δ18OH2O를 가지는 수괴를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Fig. 4(a)).
식 (1)과 (2)의 y절편은 염분이 0일 때의 δ18OH2O 값을 의미하며 y절편이 음수인 이유는 강수나 담수와 같이 염분이 0인 물은 형성 과정(증발-강우)에서 분별 효과에 의해 δ18OH2O 값이 해수(δ18OVSMOW=0‰)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워지는 경향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3.4 표층 저염수의 기원
Fig. 2(b), Fig. 3(a)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20년 8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표층 저염수의 공간적인 분포는 동중국해(관측선 C 남단)와 대한해협 북쪽(관측선 K)에서 주변 해역보다 현저하게 낮은 염분을 보이며 나타났다. 표층 저염수의 기원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염분과 δ18OH2O 간의 상관관계를 공간적으로 분류하여 그룹별로 분석하였고, 기원한 담수의 δ18OH2O 값을 알고자 염분이 0인 범위까지 외삽법을 적용한 결과(Fig. 4(a)), 동중국해와 대한해협 북쪽에서 관측된 표층 저염수는 각각 -7.47‰와 -9.85‰의 δ18OH2O 값 가지는 서로 다른 담수로부터 기원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b)).
해양에서 저염수가 형성되는 주요 원인은 강우, 담수 유입, 그리고 해빙이나 빙하의 융해이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Fig. 1), 강 하구와 인접한 해역에서, 특히 여름철, 폭우와 이벤트성 기습 강우(태풍)에 의해 강을 통한 대규모의 담수 유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인접한 해역의 물성 분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표층 저염수의 공간적 분포를 바탕으로, 관측선 C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담수를 유출시키는 장강 하구에서 기원한 담수(CDW)의 영향을 받는 해역으로 아주 잘 알려져 있다(현과 방, 1998; 이, 2014). 이 연구에서 제시한 서쪽 표층 저염수의 기원수가 가지는 δ18OH2O값은 -7.47‰로 과거 Zhang et al.(1990)이 발표한 장강의 δ18OH2O인 -7.06‰와 유사하며, 이는 관측선 C 남단의 표층 저염수가 장강에서 기원했음을 보여준다(Zhang et al., 1990; Li et al., 2020).
관측선 K 해역에서 관찰된 표층 저염수는 관측선 C 남단처럼 매년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리적 위치상 이 해역의 표층 저염수는 주로 북동쪽의 낙동강 하구역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이 등, 2003; 이 등, 2018). 이는 낙동강 유출수가 남서쪽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수괴 거동 연구로 뒷받침할 수 있으며(이 등, 2003) 실제로 2012년과 2014년 8월에 남서쪽으로 확장한 낙동강 유출수가 거제 동부 연안을 지나 외해역으로 확장하여 염분 30 이하의 표층 저염수가 관측된 바 있다(김 등, 2016). 이처럼 대한해협 부근에서 저염수가 관찰되는 것은 낙동강 유량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이 등, 2018) 관측이 이루어진 2020년 여름철 관측된 이례적으로 긴 장마와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 기상현상이 낙동강 유량에 영향을 미쳤다(Fig. 5). 이러한 이상 기상현상은 서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상승하면서 동북아시아의 여름 강수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최근 연구들에 의해 밝혀졌다(Takaya et al., 2020; Zhou et al., 2021). 이상 기상현상에 따른 긴 장마와 한반도 남동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태풍(5호 장미)에 의한 일시적 집중호우로 2020년 8월 7일부터 12일까지의 강수량이 평년(1991~2020년 평균) 강수량 대비 최고 16배 이상 높은 강수량을 보였다(Fig. 5). 그 결과, 낙동강 유량(구포대교)이 크게 증가하였고 관측선 K의 표층 저염수가 관측된 시기(8월 12일)와도 일치한다(Fig. 5). 또한 이 연구에서 확인한 관측선 K 표층 저염수의 기원이 되는 담수의 δ18OH2O 값은 직선혼합모델에 외삽법을 적용하여 확인한 결과, -9.85‰으로 나타났다(식 (2)). Keum et al.(2022)의 자료에 의하면 낙동강 유역에서 δ18OH2O값이 고도가 감소(상류에서 하류)함에 따라 더 무거운 수증기가 선택적으로 응축된 강우의 영향(Clark and Fritz, 1997)으로 -9.13‰에서 -7.25‰까지 증가한 반면, 여름철에는 이와 같은 고도에 따른 경향이 뚜렷하지 않고 봄, 가을철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낮은 δ18OH2O값이 나타났다. 낙동강 하류의 끝 두 정점에서 여름철 평균 δ18OH2O값이 -8.30‰로 다른 계절에 비해 약 -1‰ 낮았다(Keum et al., 2022). 이는 여름철 태풍과 폭우에 의한 많은 양의 강우로 고도 효과가 희석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Lee and Chang, 1994; Lee et al., 2003). 특히, Han et al.(2021)은 태풍 시기의 강우가 동일 시기의 평균 강우에 비해 δ18OH2O이 상대적으로 낮은 값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 발표하였고, 이 연구에서 제시한 -9.85‰의 낮은 값을 바탕으로 2020년 8월 태풍 등에 의한 집중호우로 인해 큰 폭으로 증가한 낙동강 유출수가 관측선 K의 표층 저염수의 기원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δ18OH2O 관계식(식 (1), (2))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고 이를 통해 2020년 8월 한반도 주변 해역인 동중국해와 대한해협에서 관측된 두 표층 저염수는 각각 다른 기원으로부터 기인하였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표층 저염수의 기원이 되는 담수의 δ18OH2O 값을 과거 연구와 비교하여, 그 기원을 장강(-7.47‰)과 낙동강(-9.85‰)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두 기원수 간 δ18OH2O 값의 차이는 위도에 따른 기온 및 강수 패턴의 변화로 인한 차이(예: 중위도 지역에서 위도 1도당 약 -0.3‰ 감소)로 설명될 수 있다(Dansgaard, 1964; Clark and Fritz, 1997; Frew et al., 2000). 또한 낙동강 유역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δ18OH2O 값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담수의 유출이 기여한 결과로 해석된다(Han et al., 2021). 이처럼 집중호우로 형성된 담수의 δ18OH2O 특성을 이용해 기원을 구분하는 접근법은 동일한 기후 특성을 보이는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는 표층 저염수를 구분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여름철 한반도 주변에서 주로 관측되는 표층 저염수를 구분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4. 결 론
이 연구에서는 염분과 δ18OH2O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2020년 8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표층 저염수의 특성과 그 기원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표층 저염수의 기원을 추적한 결과, 동중국해(관측선 C 남단)와 대한해협(관측선 K) 부근에서 관찰된 저염수는 각각 장강과 낙동강으로부터 기원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측선 C 주변의 표층 해수의 염분과 δ18OH2O의 직선 혼합모델 결과는 표층 저염수의 기원수의 δ18OH2O 값(-7.47‰)이 장강 하구에서 보고된 -7.06‰의 δ18OH2O와 유사함을 보여주며 장강에서 기원한 유출수가 관측선 C 해역에 표층 저염수 발달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관측선 K의 표층 저염수는 2020년 여름의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낙동강의 담수 유입과 관련이 있으며 -9.85‰의 비교적 낮은 δ18OH2O 값은 위도별 차이와 집중호우에 의해 형성된 담수의 특성을 잘 반영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한반도 주변 해역인 동중국해와 대한해협에서 관측되는 표층 저염수의 형성과 그 분포는 지리적 위치와 지역적인 기후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음을 시사한다. 또한 염분과 δ18OH2O간의 관계 분석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수괴의 기원과 혼합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Senjyu et al.(2006)의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장강 및 낙동강으로부터 유입된 두 표층 저염수가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로 이동할 수 있음에 따라, δ18OH2O과 염분간의 관계를 활용해 동해 내에서 발견되는 저염수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에서는 δ18OH2O 과 염분의 변화를 혼합 과정을 통해 설명할 수 있었으나, 이동 경로 상에서 증발과 강우의 영향도 δ18OH2O 과 염분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지속적인 관측 자료 축적을 통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표층 저염수 형성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층 저염수에 의한 해양 생태계 및 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