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재료 및 방법
2.1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바닷새 조사
2.2 조사 방법
2.3 군집지표 산출
2.4 통계 분석
2.5 바닷새 분포에 따른 국제적 중요 지역(ISS) 파악
3. 결 과
3.1 전체 개요
3.2 권역 및 지역별 출현 현황
3.3 군집 구조 분석
3.4 분류군별 공간 분포 특성
3.5 국제적 중요 지역(IIS) 충족 현황
4. 고 찰
1. 서 론
연안습지는 육상과 해양을 연결하는 전이지대로서 높은 생산력과 풍부한 먹이 자원을 제공하며, 철새를 포함한 다양한 조류의 주요 서식지로 기능한다(Kushlan, 1993; Barbier et al., 2011; Green and Elmberg, 2014). 특히 우리나라 연안습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EAAF) 상 핵심 기착지로서, 이동성 조류의 생존과 번식 성공을 좌우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Barter, 2006; Bamford et al., 2008).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연안습지는 매립, 개발,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철새를 포함한 바닷새의 개체군 감소가 국제적으로 우려되고 있다(Mackinnon et al., 2012; Murray et al., 2014; Hua et al.. 2015).
바닷새(coastal birds)는 바다와 연근해, 즉 조석의 영향을 받는 모든 서식지에서 생활사의 일정 단계나 핵심 시기를 보내는 조류를 포괄하며(MOF, 2015), 이들의 군집 구조는 서식지의 구조적·기능적 특성을 민감하게 반영한다(Kushlan, 1993; Lee et al., 2025). 바닷새의 분포와 풍부도는 환경 요인, 먹이 자원, 종 간·종내 상호작용, 포식 위험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Martin, 1987; Hafner, 2000; Lee et al., 2025). 따라서 권역 및 지역 단위에서 바닷새 군집의 구조와 공간적 분포를 규명하는 것은 연안습지 생태계의 건강성 평가 및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된다(Rapoport, 1998; Kim et al., 2007).
국내에서는 환경부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1999년-현재) 및 도요물떼새 도래현황 조사(2007년-현재), 해양수산부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2015년-현재) 등 국가 단위 조사를 통해 연안습지 조류상과 군집 구조에 관한 자료가 축적되어 왔으며, 학술 연구는 대체로 특정 분류군 또는 개별 연안습지에 초점을 두고 수행된 사례가 많아(Nam et al., 2014; Moores et al., 2016; Lee et al., 2023; Cho et al., 2025; Lee et al., 2025), 전국의 연안습지를 통합적으로 비교하여 군집 구조와 분포 패턴을 평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공백은 연안습지의 서식지 이질성이 조류군집의 다양성과 기능적 안정성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는 데에도 제약이 되며, 이에 대한 통합적 이해가 요구된다(Zhao et al., 2017; Wright et al., 2022).
본 연구는 9년간 국내 주요 연안습지를 대상으로 바닷새의 출현 현황을 조사하고, 권역 및 지역 단위의 군집 구조와 공간 분포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분류군별 차이와 국제적 중요 지역(Internationally Important Sites, IIS) 충족 현황을 검토함으로써, 국내 연안습지가 바닷새 군집의 보전에서 가지는 생태적 가치와 국제적 의의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국내 연안습지의 군집 생태학적 특성을 해역·권역 단위에서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국가적·국제적 보전 전략 수립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바닷새 조사
본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중 2016–2024년 바닷새 조사 결과이다. 국가해양생태계종합조사는 국내 해양생태계의 현황과 변화를 신속하게 진단·평가하기 위한 국가 단위 법정조사사업으로, 해양수산부가 조사체계와 기준을 총괄·관리하고 해양환경공단이 위탁받아 갯벌, 연안, 근해, 암반생태계 및 바닷새 등 각 생태계 분야의 현장조사와 자료 구축을 수행하고 있다(KOEM, 2025).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은 권역별 대표성을 고려하여 국내 주요 연안습지 35개소를 바닷새 조사의 표준 조사망으로 선정하였다. 이들 조사지점은 중요 갯벌, 하구해역, 한·난류 교차역, 기후변화 취약 해역 등 국내 해양생태계의 중요해역으로 구성되며, 동일한 조사체계 아래 일관되게 모니터링이 수행된다(MOF and KOEM, 2024; KOEM, 2025). 바닷새 조사는 매년 도요물떼새류를 비롯한 이동성 바닷새가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춘계(주로 4월)와 추계(주로 9월)에 정기적으로 수행되며, 지역적 특색 및 철새 도래현황을 고려하여 일부 추가적으로 하계, 동계 조사가 이루어진다(MOF and KOEM, 2024; Table 1, Table 2). 조사지역은 경기, 충청, 전라서부, 전라남부, 경남, 동해안, 제주 등 7개 권역으로 구분되며, 서해, 남해, 동해, 제주 해역 단위로도 재분류하여 비교하였다.
2.2 조사 방법
현장 조사는 바닷새 관찰에 최적화된 만조 전후 2시간을 기준으로 실시하였다. 조사는 2인 1조로 구성된 2조 이상이 동시에 선조사(line transect method)를 실시하였으며, 바닷새 대단위 군집이 확인된 지역은 쌍안경(Swarovski, 8배) 및 망원경(Swarovski, 20-60배)을 통해 정점조사(point count method)를 병행하였다. 개체수 중복 방지를 위해 동일 지점의 조사 횟수 중 최대개체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동해안 동계 조사에서는 해양성 조류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박조사(boat survey)를 실시하였다(Allcorn et al., 2003). 조사 범위는 해안선으로부터 5 km 이내로 설정하였고, 선박은 시속 20 km 이하 속도로 지그재그 항로를 따라 운행하며 수직 양안 500 m 구간을 관찰하였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동일한 조사 수행기관이 참여함으로써 조사자 구성과 숙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모든 조사원은 해양수산부 표준 지침에 따른 장비와 절차를 일관되게 적용하였다. 또한 조사 전 종 동정 기준과 관찰 방법을 공유하는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팀 간 교차검증을 통해 조사자 간 편차를 최소화하였다.
자료 처리 과정에서는 개체수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동일 지점에서 반복 조사된 값 중 최대개체수를 사용하였다. 최대 개체수는 해당 지점이 얼마나 많은 조류를 지지하는지를 반영하고, 따라서 그 지점의 상대적 중요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Barter, 2002; Bamford et al., 2008; Ma et al., 2013). 이와 같은 접근은 계절적 변동과 탐지율 차이로 인한 과소추정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Bibby, 2000; Rigby and Johnson, 2025). 바닷새 목록은 ‘연안습지 바닷새 보전·관리연구’ 보고서(MOF, 2015)와 한국조류목록(OSK, 2025)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Table 1.
Information on Coastal birds survey areas
Table 2.
Seasonal survey efforts by year (2016–2024)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
| Spring | ● | ● | ● | ● | ● | ● | ● | ● | ● |
| Summer | - | ● | - | - | - | - | - | - | - |
| Autumn | ● | ● | ● | ● | ● | ● | ● | ● | ● |
| Winter | ● | - | ● | - | ● | - | - | ● | ● |
2.3 군집지표 산출
조류 군집의 구조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종다양도, 균등도, 풍부도 및 우점도 지수를 산출하였다. Shannon–Wiener 종다양도 지수(H′)는 상대풍부도(pi)를 기반으로 계산하였고, Pielou’s 균등도 지수(Hp)는 종다양도를 총 종수(S)의 로그값으로 표준화하였다. 종풍부도 평가는 Margalef’s 지수(Da)를 이용하였으며, 특정 종의 개체 집중도를 확인하기 위해 우점도 지수(Dᵢ)를 산출하였다. 또한 군집 구조의 시각적 비교를 위해 Rank–abundance curve (RAC)를 작성하였으며, 곡선의 길이, 기울기, 형태를 통해 종풍부도, 균등도, 우점 특성을 해석하였다(Magurran, 2004; McGill et al., 2007).
2.4 통계 분석
권역 및 지역 간 군집 구조의 유사성을 분석하기 위해 NMDS (Non-metric Multidimensional Scaling)를 수행하였다. NMDS는 다차원 군집 자료를 2차원 공간으로 시각화하여 패턴을 해석하는 데 유용한 기법이며, 해양조류를 포함한 조류 군집 분석에서 널리 활용된다(Vilchis et al., 2015; Gall et al., 2017; Serratosa et al., 2020). Bray–Curtis 비유사도 지수를 기반으로 좌표를 환원하였으며, 적합도는 Stress-1 값을 통해 평가하였다(Dexter et al., 2018; Bastola et al., 2025). 또한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PERMANOVA (Permutational Multivariate Analysis of Variance)를 실시하였으며, 분산 동질성을 검정하기 위해 PERMDISP (Permutational Analysis of Multivariate Dispersions)를 병행하였다(Anderson and Walsh, 2013; Anderson, 2014). 모든 통계분석은 R (version 4.3.2) 환경에서 vegan 패키지를 활용하여 수행하였다.
2.5 바닷새 분포에 따른 국제적 중요 지역(ISS) 파악
연구가 수행된 조사 지역 중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성을 지니는 지역을 도출하기 위해 Wetlands International에서 제시한 물새 개체군 크기 추정치를 기준으로 국제적 중요 지역(IIS) 평가를 수행하였다(Mundkur and Langendoen, 2022). 대부분의 종은 집단 규모의 1% 이상을 충족할 경우, 이동성 도요·물떼새류는 집단 규모의 0.25% 이상을 충족할 경우 IIS로 판정하였다(Ramsar Convention Bureau, 2000; Bamford et al., 2008). 이러한 기준을 각 조사 지역에 적용하여 권역 및 해역 단위별 충족 여부를 산정하고, 종별로 IIS 충족 기여도를 분석하였다.
3. 결 과
3.1 전체 개요
2016–2024년 국내 주요 연안습지 35개소에서 관찰된 바닷새는 총 129종 579,635개체(지역별 최대개체수의 합)이었다. 민물도요(Calidris alpina)가 119,420개체(20.60%)로 최우점종이었으며, 괭이갈매기(Larus crassirostris) 89,411개체(15.43%), 청둥오리(Anas platyrhynchos) 34,230개체(5.91%) 순으로 확인되었다. 전체 군집지표는 종다양도 지수(H′) 3.17, 종균등도 지수(Hp) 0.65, 종풍부도 지수(Da) 9.65이었다.
3.2 권역 및 지역별 출현 현황
권역별 출현 종수는 70–93종, 개체수는 12,464–179,136개체의 범위로 분포하였다. 종수는 전라남부에서 93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해안(91종), 전라서부·경남(각 83종)이 뒤를 이었다. 개체수는 충청이 179,136개체(30.91%)로 가장 많이 기록되었고, 경기 139,725개체(24.11%), 전라서부 95,749개체(16.52%) 순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최우점종은 경기에서 괭이갈매기(23.20%), 충청·전라서부에서 민물도요(각각 27.24%, 33.70%), 전라남부·경남에서 청둥오리(각각 26.64%, 23.74%), 동해안에서 괭이갈매기(29.21%), 제주에서 재갈매기(Larus argentatus, 24.69%)로 확인되었다(Table 3).
Table 3.
Regional occurrence of Coastal birds
지역 단위에서 출현 종수는 26–84종, 개체수는 1,130–156,140개체의 범위를 보였다. 종수는 순천만(84종), 비인/장항(73종), 낙동강하구·제주(각 70종), 거진해안(69종)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개체수는 비인/장항(156,140개체), 순천만(46,704개체), 강화도(36,464개체), 곰소만(34,584개체), 낙동강하구(33,942개체) 순으로 많았다(Table 4).
Table 4.
Site-specific occurrence of coastal birds
조사 지역의 우점 패턴은 권역별로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기 권역에서는 강화도에서 괭이갈매기가, 송도/시흥과 화성에서는 민물도요가 우점하였다. 충청 권역의 비인/장항 및 전라서부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민물도요가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 전라남부에서는 순천만에서 청둥오리, 강진만·해남에서 혹부리오리(Tadorna tadorna), 득량만·진도에서 괭이갈매기, 고금/약산/신지에서 홍머리오리(Anas penelope)가 각각 우점하였다. 경남은 낙동강하구에서 물닭(Fulica atra), 당항만에서 청둥오리, 사천에서 괭이갈매기, 봉암에서 붉은부리갈매기(Larus ridibundus)가 최우점종이었으며, 동해안은 거진·영해·장안에서 괭이갈매기, 강릉·묵호·환호에서 붉은부리갈매기가 우점하였다. 제주는 재갈매기가 최우점종으로 기록되었다.
3.3 군집 구조 분석
Rank–abundance curve (RAC) 분석 결과, 권역별로 군집 구조의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전라남부와 동해안은 종풍부도가 각각 8.27과 8.46으로 가장 높아 곡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었으며, 다수 종이 분포에 기여하는 양상을 보였다. 경기는 균등도 지수가 0.64, 충청은 0.63으로 중간 수준을 유지하여 곡선 기울기가 완만하게 나타난 반면, 전라서부 및 동해안은 각각 0.58, 0.56으로 균등도가 낮아 곡선이 급격히 감소하는 형태이었으며, 일부 종에서 개체의 집중 분포가 관찰되었다. 전라남부는 종다양도 지수 3.00, 균등도 지수 0.66으로 분석되어 종수와 균형성이 모두 높은 군집 구조를 보였다. 반면, 제주는 다양도(2.50)와 균등도(0.59)가 모두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1).
NMDS (Bray–Curtis) 분석에서 Stress-1 값은 0.138로 나타나 2차원 축에 의한 군집 구조의 표현이 적합한 수준이었다. NMDS 도식 상에서는 권역별 군집이 서해, 남해, 동해/제주로 구분되는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각 권역 내 조사 지역들은 비교적 근접하게 군집화되는 양상을 보였다(Fig. 2). PERMANOVA 결과, 권역 요인은 전체 군집 분산의 약 40.2%를 설명하며 유의하였으나(F = 3.135, R² = 0.402, p < 0.001), PERMDISP 검정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F = 1.613, p = 0.177).
3.4 분류군별 공간 분포 특성
분류군별 출현 현황을 살펴본 결과, 도요·물떼새류가 45종 314,731개체로 전체의 54.30%를 차지하며 가장 우점하였다. 이어 갈매기류가 124,554개체(21.49%), 수면성 오리류가 66,190개체(11.42%)로 뒤를 이었으며, 나머지 분류군은 각각 5% 미만의 비중을 보였다. 특히 두루미류와 저어새류는 각각 0.5% 이하로 매우 제한적인 분포를 나타냈다.
분류군별 우점 양상은 권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고니·기러기류는 경기 권역에서 집중적으로 출현하였으며, 수면성 오리류는 전라남부 권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동해안 권역에서는 잠수성 오리류, 아비류, 논병아리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경기 권역에서는 저어새류, 백로류, 가마우지류, 갈매기류가 상대적으로 풍부하였다. 전라남부 권역에서는 맹금류와 두루미류의 개체수가 많았으며, 충청 권역은 도요·물떼새류의 비중이 높았다. 또한 해양성 조류는 동해안 권역에서 대부분이 기록되었다(Fig. 3).
3.5 국제적 중요 지역(IIS) 충족 현황
조사 대상 35개 지역 중 25개소(71.43%)에서 1종 이상이 국제적 중요 지역(IIS) 기준(1%, 이동성 도요·물떼새류의 경우 0.25%)을 충족하였다(Table 5).
권역별로는 경기 6개소(100%), 충청 4개소(80.0%), 전라서부 6개소(85.7%), 전라남부 4개소(66.7%), 경남 2개소(50.0%), 동해안 2개소(33.3%), 제주 1개소(100%)가 해당되었다. 해역 단위로는 서해 16개소(88.9%), 남해 6개소(60.0%), 동해 2개소(33.3%), 제주 1개소(100%)가 각각 IIS 기준을 충족하였다.
개별 지역 중에서는 충청의 비인/장항이 23종으로 가장 많은 종에서 기준치를 충족하였으며, 순천만이 16종, 강화도와 곰소만이 각각 13종, 송도/시흥과 화성이 각각 12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출현 129종 가운데 36종(27.91%)이 IIS 기준을 충족하였으며, 이 중 도요·물떼새류가 22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니·기러기류 5종, 수면성 오리류와 갈매기류가 각각 2종, 논병아리류, 저어새류, 백로류, 가마우지류, 두루미류가 각각 1종씩 확인되었다. 종별로는 중부리도요(Numenius phaeopus)가 20개소, 뒷부리도요(Xenus cinereus)가 16개소, 민물도요와 개꿩(Pluvialis squatarola)이 각각 11개소, 알락꼬리마도요(Numenius madagascariensis)와 청다리도요(Tringa nebularia)가 각각 10개소에서 IIS 기준에 부합하였다.
Table 5.
Internationally Important Sites (IIS) for coastal bird distribution
4. 고 찰
권역별 조류군집의 구조는 서식지 이질성과 밀접히 연계되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라남부 권역은 종수, 다양성, 균등도가 모두 높아 lognormal형 분포를 나타냈으며(Magurran, 2004; McGill et al., 2007), 특히 순천만과 같은 복합적 서식 환경(Shin et al., 2019)이 군집의 균형성과 복잡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제주 권역은 재갈매기 등 소수 종에 개체가 집중되어 다양성과 균형성이 모두 낮은 hollow curve형 종풍부도 분포 특성을 보였으며, 이러한 구조는 군집 구조의 단순화와 기능적 취약성을 내포할 수 있다(McGill et al., 2007). 이를 비롯한 권역 간 조류군집의 다양성과 구조 차이는 서식지 유형, 지형적 특성, 인위적 교란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궁극적으로 지역 생태계의 탄력성(ecosystem resilience)과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Magurran, 2004; McGill et al., 2007; Magurran, 2021).
NMDS 분석에서는 바닷새 군집이 서해, 남해, 동해/제주로 뚜렷하게 구분되었으며, 이는 국내 연안습지의 바닷새가 단순한 지리적 거리보다는 각 해역의 서식지 특성과 환경 조건에 의해 구조적으로 분리됨을 시사한다(Bastola et al., 2025). PERMANOVA 분석에서 권역 요인이 전체 분산의 40% 이상을 설명한 점은 권역 단위의 서식지 특성이 군집 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뒷받침하며(Anderson, 2014), PERMDISP 검정에서 분산 차이가 유의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차이가 군집 중심 위치의 차이에 기인한 것임을 의미한다(Anderson and Walsh, 2013). 즉, 권역 간에는 명확한 기능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동일 권역 내 지역들은 비교적 일관된 군집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해역·권역 단위가 바닷새 군집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적절한 분석 수준임을 보여준다.
분류군별 우점 양상은 이러한 권역 간 차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도요·물떼새류가 바닷새 개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충청을 포함한 서해안 권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범위한 조간대 및 하구 갯벌 등의 서식 조건과 밀접히 연관되며(Buehler and Piersma, 2008; Murray and Fuller, 2015), 서해안이 EAAF 내 중간기착지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임을 시사한다(Barter, 2006; Lee et al., 2025). 반면, 동해안과 제주 권역에서는 갈매기류 중심의 군집 구조가 형성되었는데, 특히, 동해안의 중·남부 지역들은 전체 바닷새 개체수의 80%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는 좁은 조간대, 개방된 해안선, 항만 및 해양구조물 등 인위적 요인과 맞물려 형성된 결과로 해석된다(Yoda et al., 2012; Carlberg, 2021). 남해안에서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혹부리오리 등 수면성 오리류가 두드러지게 출현하였으며, 하구와 내만을 포함한 담수·기수역은 풍부한 먹이 자원과 안정적인 서식 공간을 제공하여 이들의 군집 구조와 서식 적합성을 규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Kim et al., 2005; Shin et al., 2019). 이러한 환경적 특성은 남해안 연안습지를 오리류의 주요 월동지로 기능하게 하며(Van Sluis and Lijklema, 1984; Choi et al., 2007), 계절적 수자원 이용과 서식지 구조가 종 분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Paracuellos and Tellería, 2004; Zhang et al., 2023).
또한 일부 분류군은 특정 지역에 극단적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지역적 서식지 특수성과 계절적 요인, 종 특이적 선호도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해석된다(Parmesan, 2006; Jonas et al., 2025). 이러한 집중 현상은 해당 서식지의 높은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단일 서식지의 변화가 개체군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EAAF 상에서 이동성 조류의 연결성 유지에 있어 특정 지역의 환경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는 기존 연구와도 부합한다(Verkuil et al., 2012; Murray and Fuller, 2015). 따라서 특정 종이나 분류군이 한정된 지역에 의존하는 경우, 보전 관리의 우선 대상이 되어야 한다(McGill et al., 2007; Lee et al., 2025).
국제적 중요 지역(IIS) 분석 결과 역시 이러한 공간적 차이를 반영하였다. 총 36종을 대상으로 25개 지역이 국제 기준을 충족하였으며,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였다. 이는 해당 지역들이 EAAF 상에서 안정적인 기착지·월동지로 기능하며, 개체군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과 생태적 연결성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함을 보여준다(Barter, 2006; Battley et al., 2012). 또한 일부 지역은 복수의 종이 동시에 IIS 기준을 충족하여 종 단위 보호를 넘어 군집 단위 혹은 서식지 단위의 보전 접근 필요성을 부각시킨다(BirdLife International, 2005; Elliott et al., 2020).
그럼에도 불구하고, IIS 기준을 충족하는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법적 보호 지정이나 관리 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현재의 보호지역 체계가 실제 생물다양성의 공간적 분포와 일치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보호지역 재조정 및 보전 우선순위 설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정량적 평가체계의 도입은 향후 보전 정책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장기 자료는 국가 표준 지침에 따라 9년간 축적된 것이지만, 연 2회(춘·추계)에 한정된 조사 설계는 계절별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연도의 하계·동계 조사는 비정기적이어서 군집 구조 파악에 제약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계절별 이동 전략이 상이한 분류군의 분포 비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조사 주기의 보완을 통해 연중 군집 구조와 EAAF 내 기능적 역할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국내 연안습지가 종 단위 보호를 넘어 군집 및 서식지 단위의 보전이 필요한 핵심 지역임을 보여준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은 EAAF에서 전략적 거점으로 기능하므로, 향후 보전 전략은 권역·해역 단위의 서식지 네트워크를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호지역 체계의 재조정과 과학적·객관적 평가 도구의 도입이 시급하며, 이러한 접근은 기후변화와 서식지 상실에 대응하는 국제적 협력의 근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