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서북극해의 해양학적 특성과 관측현황
2.1 지형 및 수층 구조의 특성
2.2 주요 해양 순환 체계
2.3 극지연구소 서북극해 해양 관측 프로그램
3. 해양순환 체계의 전환
3.1 대서양화(Atlantification)의 확장
3.2 보퍼트 환류(Beaufort Gyre)의 변동성
4. 순환 전환에 따른 생지화학적 변화
4.1 대서양화에 대한 반응: 영양염 공급과 탄소 순환 변화
4.2 보퍼트 환류 변동에 대한 반응: 담수, 유기물 분포, 해양 화학 환경의 재편
5. 종합 논의: 탄소 순환, 생태계, 기후 피드백에 대한 함의
6. 결론 및 전망
1. 서 론
북극해는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으로, 최근 수십 년간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라 불리는 급격한 온난화를 겪고 있다(Serreze and Barry, 2011). 전 지구 평균보다 약 2~4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북극의 기온 상승은 해빙(sea ice)의 면적과 두께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있으며(Stroeve et al., 2012; Onarheim et al., 2018; Meier et al., 2024), 이는 해양-대기 간의 열 교환, 알베도(albedo) 감소에 따른 태양복사 에너지 흡수 증가(Pistone et al., 2014), 그리고 담수 순환의 변동을 초래하여 북극해 전체 시스템을 비가역적인 상태로 변화시키고 있다(Morison et al., 2012; Lin et al., 2023).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물리적 환경의 변동에 그치지 않고, 해양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탄소 순환을 포함한 생지화학적 과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Wassmann and Reigstad, 2011; Arrigo and van Dijken, 2015; Oziel et al., 2025).
특히 서북극해(Western Arctic Ocean)는 태평양에서 베링 해협(Bering Strait)을 통해 유입되는 영양염이 풍부한 태평양수(Pacific Water)와 대서양에서 프람 해협(Fram Strait)과 바렌츠해(Barents Sea)를 거쳐 유입되는 고온·고염의 대서양수(Atlantic Water, AW)가 만나는 전이 해역으로, 해양 물리적 역동성이 매우 높고 생지화학적 반응이 복잡하게 일어나, 북극해 물질순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해역이다(Woodgate et al., 2005, 2006, 2012; Carmack and Wassmann, 2006; Polyakov et al., 2017). 서북극해는 넓은 대륙붕(continental shelf)과 가파른 대륙사면(continental slope), 그리고 심해 분지(deep basin)가 공존하는 복잡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그중 척치해(Chukchi Sea)는 높은 일차생산력과 활발한 생태계 활동이 특징이며(Grebmeier et al., 2006, 2015), 동시베리아해(East Siberian Sea, ESS)와 보퍼트해(Beaufort Sea)는 육상 기원 물질 유입에 따른 활발한 생지화학적 순환이 일어나는 해역으로 알려져 있다(Stein and Macdonald, 2004; Anderson et al., 2011).
지난 수십 년간 서북극해에서 관측된 가장 뚜렷하고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해양 순환 체계의 근본적인 전환(regime shift)이다. 전통적으로 북극해의 표층 순환은 보퍼트해를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거대한 고기압성 순환인 보퍼트 환류(Beaufort Gyre, BG)와 시베리아 연안에서 중앙 북극해를 가로질러 프람 해협으로 향하는 횡단 표류(Transpolar Drift, TPD)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Proshutinsky et al., 2002, 2009; Armitage et al., 2017)(Fig. 1). 그러나 최근의 기후 변화는 이러한 순환 패턴에 구조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첫째, ‘대서양화(Atlantification)’라 불리는 현상이 유라시아 분지(Eurasian Basin)를 넘어 아메라시아 분지(Amerasian Basin), 특히 마카로프 분지(Makarov Basin)와 동시베리아해 대륙사면까지 확장되고 있다. 대서양화는 대서양 유입수가 더 따뜻해지고 그 영향력이 상층으로 확대됨에 따라 해빙 감소를 가속화하고 해양 성층 구조를 약화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Årthun et al., 2012; Polyakov et al., 2017, 2020, 2025; Asbjørnsen et al., 2020). 둘째, 보퍼트 환류의 강도와 중심 위치가 북극 진동(Arctic Oscillation, AO)이나 북극 쌍극자(Arctic Dipole, AD)와 같은 대규모 대기 순환 패턴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있으며, 특히 환류가 약화되는 시기에는 축적된 담수가 주변 해역으로 방출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Proshutinsky et al., 2015, 2019; Regan et al., 2019). 이러한 물리적 순환 체계의 전환은 단순한 해류의 경로 변경을 넘어, 열, 염분, 영양염, 그리고 유기탄소의 수송과 분포를 재편함으로써 서북극해의 생지화학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생지화학적 반응은 두 가지 물리적 기작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우선, 대서양화에 따른 성층 약화와 영양염 약층의 상승은 심층의 고농도 영양염을 유광층(euphotic zone)으로 공급하여 식물플랑크톤의 대번성을 유발하거나 군집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Ardyna et al., 2014; Lee et al., 2016; Lewis et al., 2020; Jung et al., 2021; Lee et al., 2023, 2025). 반면, 보퍼트 환류의 변동은 유라시아 및 북미 대륙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양의 하천수와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Terrigenous Dissolved Organic Matter, tDOM)의 이동 경로와 체류 시간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며(Paffrath et al., 2021; Jeon et al., 2025), 나아가 저산소·산성화된 수괴의 확산 경로를 제어하여 원거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Bates et al., 2014; Qi et al., 2017; Nishino et al., 2023).

Fig. 1.
Schematic map of the western Arctic Ocean showing major surface circulation features together with the integrated locations of hydrographic stations occupied by the Korean icebreaker IBR/V Araon during summer expeditions (July–September) from 2010 to 2025. The main map depicts the anticyclonic Beaufort Gyre (BG) and the Transpolar Drift (TPD), which dominate the surface flow in the Arctic Ocean; blue and red arrows indicate the principal Pacific- and Atlantic-origin pathways, respectively, and the orange band represents the TPD pathway. Major bathymetric features―Eurasian Basin, Lomonosov Ridge, Alpha Ridge, Mendeleev Ridge, Chukchi Borderland, and Canada Basin—are labeled. The black outline denotes the region enlarged in the inset map, which shows the Araon cruise stations color-coded by year.
본 종설은 극지연구소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이용하여 축적한 서북극해 현장 관측 자료와 최근의 국제적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해양순환 체계의 전환이 서북극해의 영양염 및 유기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 대서양화의 지리적 확장과 보퍼트 환류의 구조적 변동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물리적 기작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영양염 공급, 일차생산, 용존 유기물 분포, 그리고 해양 산성화 및 저산소화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과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북극 해양 환경에서의 탄소 순환과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향후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북극해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과학적 토대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서북극해의 해양학적 특성과 관측현황
2.1 지형 및 수층 구조의 특성
서북극해는 척치해, 동시베리아해와 같은 광활한 대륙붕과 척치 보더랜드(Chukchi Borderland), 멘델레예프 해령(Mendeleev Ridge)과 같은 복잡한 해저 지형, 그리고 캐나다 분지(Canada Basin)와 마카로프 분지와 같은 심해 분지로 구성되어 있다. 북극해 면적의 약 절반은 대륙붕, 나머지 절반은 분지와 해령 복합체로 이루어져 있으며(Bluhm et al., 2015), 이러한 지형적 복잡성은 해류의 흐름 경로를 지형적으로 유도(topographic steering)할 뿐만 아니라, 해령과 대륙붕 경사면에서 심층수의 용승과 수직 혼합을 촉진하여 영양염 공급과 생물학적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Pickart et al., 2005; Watanabe and Hasumi, 2009).
서북극해의 수층 구조는 밀도 차이에 의해 뚜렷하게 구분되는 강한 성층화가 특징이다. 최상부의 표층 혼합층(Surface Mixed Layer, SML)은 해빙 융해수와 유라시아 및 북미 대륙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양의 하천수, 그리고 태평양 유입수의 영향으로 인해 저염분의 특성을 가진다(Aagaard and Carmack, 1989; Carmack et al., 2016). 이 저염분 표층수는 하부의 고염분 수괴와의 사이에 강한 밀도 약층을 형성하여 심층으로부터의 열과 물질 교환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Hordoir et al., 2022). 표층 혼합층 아래에는 태평양 기원수가 존재하는데, 이는 계절적 특성과 생성 기작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태평양 여름수(Pacific Summer Water, PSW)는 베링해의 여름철 가열된 물이 유입된 것으로,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염분이 낮다(31~32 psu). 둘째, 태평양 겨울수(Pacific Winter Water, PWW)는 겨울철 척치해 등에서 해빙 생성 시 배출되는 고염수(brine)의 영향으로 형성되며, 결빙점 근처의 매우 차가운 수온과 높은 염분(~33 psu)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태평양 겨울수는 유기물 분해 산물인 영양염(질산염, 인산염, 규산염)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어, 서북극해 일차생산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영양염 공급원 역할을 한다(Codispoti et al., 2005, 2009; Nishino et al., 2008). 이들 태평양 기원수 하부, 수심 약 150-200 m 이하에는 대서양수가 위치한다. 대서양수는 고온(>0°C)·고염(>34 psu)의 특성을 가지며, 프람 해협과 바렌츠해를 통해 유입되어 반시계 방향으로 북극해 전체를 순환한다(Schauer et al., 2004; Rudels et al., 2013). 대서양수는 북극해 전체 열수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열 공급원이지만, 통상적으로 상부에 위치한 염분약층(halocline)에 의해 표층과 격리되어 있어 그 열이 표층까지 직접 전달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대서양화의 진행으로 인해 대서양수의 상부 경계가 상승하고 염분약층이 약화되면서, 대서양수의 열이 상층으로 전달되어 해빙 감소를 가속화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Polyakov et al., 2017, 2020, 2025; Herbaut et al., 2022)(Fig. 2).
2.2 주요 해양 순환 체계
서북극해의 표층 순환은 대기압 패턴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 가장 지배적인 순환은 보퍼트해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보퍼트 환류이다. 보퍼트 환류는 주로 보퍼트 고기압(Beaufort High)에 의한 고기압성(시계 방향) 바람이 유발하는 에크만 수렴에 의해 구동되며, 표층의 담수를 환류 중심부로 모은다. 이로 인해 보퍼트 환류 중심부는 해수면이 상승하고 담수가 두껍게 축적되는 ‘담수 저장고(freshwater reservoir)’ 역할을 수행한다(Proshutinsky et al., 2002, 2009; Rabe et al., 2011, 2014). 보퍼트 환류의 강도와 위치는 주기적으로 변동하며, 강할 때는 담수를 가두어두지만 약화될 때는 축적된 담수를 척치해나 대서양 쪽으로 방출하여 전 지구적 해양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Zhang et al., 2016; Haine and Jiang, 2023).
또 다른 중요한 순환 요소는 횡단 표류이다. 횡단 표류는 시베리아 연안, 특히 랍테프해(Laptev Sea)와 동시베리아해에서 생성된 해빙과 하천수를 중앙 북극해를 가로질러 프람 해협 방향으로 수송하는 주요 경로이다. 횡단 표류의 위치와 경로는 북극 진동이나 북극 쌍극자와 같은 대기 패턴에 따라 좌우로 이동하며, 이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기원한 물질들이 마카로프 분지나 캐나다 분지로 유입될지, 아니면 유라시아 분지에 머물며 대서양으로 빠져나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Morison et al., 2012; Charette et al., 2020).
2.3 극지연구소 서북극해 해양 관측 프로그램
극지연구소는 2010년부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하여 매년 여름철(7~9월) 서북극해 해양탐사를 수행해 왔다(Fig. 1, inset). 탐사 해역은 베링해협에서 척치해 북부까지 이어지는 남북 방향 횡단면(transect)을 중심으로, 점차 서쪽(동시베리아해)과 북쪽(척치 보더랜드, 캐나다 분지 경계 해역)으로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서북극해 탐사는 해양수산부 지원하에 수행된 일련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발전해 왔다. 양극해 환경변화 이해 및 활용연구(Korea-Polar Ocean Research and Technology, K-PORT, 2011~2016년)는 북극 해역의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기초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였다(Kang, 2016). 이어서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Korea-Arctic Ocean Observing System, K-AOOS, 2016~2020년)는 서북극해에 집중하여 해빙 변동에 따른 물리-생지화학적 환경 변화를 조사하고, 국제 공동 관측 프로그램(e.g., Distributed Biological Observatory, Synoptic Arctic Survey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였으며, 현재 진행 중인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 연구(Korea-Arctic ocean Warming And Response of Ecosystem, K-AWARE, 2021~2026년)는 북극 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 및 생태계 변화를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물리·화학·생물학적 상호작용의 통합적 이해를 목표로 하고 있다(Yang, 2025).

Fig. 2.
Conceptual schematic of the east-west water-column structure across the western Arctic Ocean from the East Siberian Sea shelf (W) to the Chukchi Borderland (E). This schematic illustrates the representative layered water-mass structure, not a specific observed hydrographic section. From the surface downward, the section shows a low-salinity Surface Mixed Layer (SML), Pacific Summer Water (PSW; S 31-32 psu), cold and nutrient-rich Pacific Winter Water (PWW; S ~33 psu), and warm, saline Atlantic Water (AW; θ > 0°C, S > 34 psu) below the halocline. Dashed red vertical arrows schematically indicate Atlantification-related changes, including shoaling of the AW upper boundary and weakening of the halocline as a density barrier. The inset map shows the approximate section location. Water-mass structure is synthesized from Bluhm et al.(2015), Jung et al.(2021), and Polyakov et al.(2017, 2025).
15년 이상 지속된 이 장기 관측 프로그램은 물리적 해양 변수(수온, 염분, 밀도, 해류)뿐만 아니라, 영양염, 용존 산소, 무기 탄소 시스템, 용존 유기물, 입자성 유기물, 일차생산력, 식물/동물플랑크톤, 미생물 군집 등 생지화학적 및 생태학적 변수들을 포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관측된 자료들은 서북극해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연간 변동성을 넘어선 구조적인 전환의 징후를 나타낸다. 본 종설에서 논의되는 주요 발견들은 2025년까지 축적된 극지연구소의 장기 시계열 관측 자료와 국제 공동 연구의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
3. 해양순환 체계의 전환
본 절에서는 서론에서 소개한 해양순환 체계의 전환, 즉 대서양화의 지리적 확장과 보퍼트 환류의 구조적 변동성을 최신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그 변화 양상을 고찰한다.
3.1 대서양화(Atlantification)의 확장
대서양화는 고온·고염의 대서양 기원수가 북극해 내부로 유입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북극해 고유의 강한 성층 구조가 약화되고 해양의 열적·화학적 특성이 점차 대서양과 유사하게 변모하는 현상을 총칭한다. 이는 단순한 따뜻한 물의 유입을 넘어, 심층의 열이 표층으로 전달되어 해빙 감소를 가속화하고 해양-대기 상호작용을 증폭시키는 해양열/해빙-알베도 피드백(ocean-heat/ice-albedo feedback) 과정을 포함한다. 과거 이 현상은 대서양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라시아 분지의 난센 분지(Nansen Basin)와 아문젠 분지(Amundsen Basin)에 국한된 국지적 변화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최근 관측 결과들은 대서양화가 중앙 북극해의 거대 지형 장벽인 로모노소프 해령(Lomonosov Ridge)을 넘어 아메라시아 분지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마카로프 분지를 가로질러 동시베리아해 대륙붕 사면(shelf break)까지 대서양 기원수의 영향력이 확대된 사실은 서북극해의 해양 환경이 구조적인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시사한다(Polyakov et al., 2017, 2020, 2025).
대서양화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대서양수의 상부 경계가 얕아지는 현상이다. 유라시아 분지 동부의 장기 계류관측 결과에 따르면, 0°C 등온선으로 정의되는 대서양수 상부 경계는 2002년 약 160 m 수심에서 2023년 약 65 m까지 얕아졌다(Fig. 3a, b)(Polyakov et al., 2025). 마카로프 분지와 동시베리아해에서도 유사하게 얕아지는 현상이 진행 중이며,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상부 경계 수심이 약 70 m 얕아지는 현상이 관측되었다(Polyakov et al., 2025). 이러한 현상은 대서양화에 따른 열 전달 체계 전환의 예비 단계(preconditioning)로 해석된다. 하부의 따뜻한 대서양수가 표층 혼합층과 물리적으로 더 가까워짐에 따라, 심층의 열이 표층으로 전달될 수 있는 잠재적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Polyakov et al., 2017, 2020, 2025). 이러한 열 전달을 실현시키는 핵심 기작은 염분약층의 약화이다. 유라시아 분지 동부에서는 겨울철 해빙 생성 시 냉각과 염수 배출(brine rejection)로 인해 표층수의 밀도가 증가하면서 수직혼합이 발생하고, 약화된 염분약층 조건에서 이 혼합이 대서양수 층까지 침투하는 ‘심층 환기(deep ventilation)’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Fig. 3c)(Polyakov et al., 2017, 2025). 이는 대서양수의 열을 표층으로 방출시켜 겨울철 해빙 성장을 저해하고, 얇아진 해빙은 다음 해 여름 더 쉽게 녹는 양의 피드백(positive feedback) 고리를 형성한다(Polyakov et al., 2017, 2020; Docquier and Koenigk, 2021).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심층 환기 현상이 마카로프 분지 서부 해역에서도 관측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대서양화가 아메라시아 분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Polyakov et al., 2025).

Fig. 3.
Advancement of atlantification into the Arctic Ocean interior based on mooring observations. (a) Composite 2002–2023 monthly mean time series of water temperature at 150 m (green), 200 m (blue), and 250 m (red) from the mooring site MB1 in the eastern Eurasian Basin. (b) Time series of the upper Atlantic Water (AW) boundary depth defined by the 0°C isotherm at MB1, showing a shoaling trend of −2.1 ± 0.1 m/year. (c) Mooring temperature records showing different stages of atlantification development along the Siberian slope. Western moorings (MB1, MB5, and MB6) show deep (>100 m) winter ventilation indicated by arrows, whereas eastern moorings (MB7 and KAMS1) document shoaling of the AW but no deep winter ventilation. The boundary between these two regimes is marked by the magenta curve and “A.” The central map shows mooring locations in the Chukchi Sea, East Siberian Sea, Makarov Basin, and Canada Basin. The red asterisk (*) indicates station P used for biogeochemical observations. Modified from Polyakov et al.(2025). See Fig. 1 (inset) for station locations.
극지연구소의 아라온호 탐사에서도 대서양 기원 수괴의 서북극해 침투를 보여주는 관측 결과가 보고되었다(Jung et al., 2021; Fig. 3 참조). 2017년 여름, 척치해 북서부 대륙붕 사면에서 대서양 기원 저온 염분약층수(Atlantic-origin cold halocline water)의 이례적인 침입이 관측되었다. 저온 염분약층수는 북극해 표층 아래에 위치하며, 심해의 따뜻한 대서양수 열이 표층 해빙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밀도 장벽(density barrier) 역할을 하는 수괴이다(Aagaard et al., 1981; Rudels et al., 1996). 여기서 대서양수(Atlantic Water, AW)와 대서양 기원 수괴(Atlantic-origin water)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서양수는 수온 >0°C, 염분 약 34.8 psu 이상의 고온·고염 특성을 가진 특정 수괴로, 현지 수온-염분 특성에 기반한 정의이다. 반면, 대서양 기원 수괴는 대서양 유입수에서 기원하여 냉각, 담수화, 혼합 등의 변성 과정을 거친 파생수까지 포함하는 기원 기반 분류이다. 저온 염분약층수(염분 34–34.5 psu, 수온 <−0.5°C)는 카라해와 랍테프해에서 대서양 유입수가 대륙붕을 거치며 겨울철 냉각과 염수 배출(brine rejection)로 변성되어 형성된다(Steele et al., 1995; Polyakov et al., 2012). 따라서 저온 염분약층수는 현지 수온이 낮아 대서양수의 정의를 만족하지 않지만, 기원과 순환 경로 측면에서 대서양 기원 수괴로 분류되며, 베링해협을 통해 유입되는 태평양 기원수와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Jung et al.(2021)은 2017년 서북극해 관측을 통해 확인된 이 저온 염분약층수를 고염분 냉수(High-Salinity Cold Water, HSCW)로 명명하였으며, 강한 저기압성 대기 순환에 의해 유라시아 분지로부터 서북극해까지 수송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 저온 염분약층수는 밀도가 대서양수보다 낮고 태평양 겨울수보다 높아, 태평양 겨울수와 대서양수 사이의 중층(약 120–150 m)으로 침입하여 상부의 태평양 겨울수 층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는 영양염 약층을 상승시켜 생지화학적 반응의 중요한 트리거가 되었으며, 그 구체적인 생물학적 반응은 4.1절에서 논의한다. 이러한 저온 염분약층수의 유입은 서북극해에서 대서양 기원 수괴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관측 사례이다.
이와 같은 대서양화에 따른 물리적 변화, 즉 대서양수의 상부 경계 상승, 염분약층 약화, 그리고 대서양 기원 저온 염분약층수의 서북극해 침투는 영양염 공급 패턴의 변화, 식물플랑크톤 번성, 저산소화 및 해양 산성화와 같은 영양염 및 유기물 순환의 변화를 유도하는 핵심 기작으로 작용할 수 있다.
3.2 보퍼트 환류(Beaufort Gyre)의 변동성
보퍼트 환류는 서북극해 표층 순환의 핵심 요소로, 보퍼트 고기압의 강도와 북극 진동, 북극 쌍극자 등 대규모 대기 순환 패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의 관측 결과는 보퍼트 환류가 단순히 강도의 증감만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 위치와 형상이 변화하며 주변 해류 시스템에 역동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Regan et al., 2019). 실제로, 위성 고도계 기반의 동적 해수면 고도(Dynamic Ocean Topography, DOT) 분석 결과, 2000년대 초반부터 강화되며 담수를 축적하던 보퍼트 환류가 2010년대 이후 준안정 상태로 전환되면서 최근 들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Proshutinsky et al., 2019; Lin et al., 2023). 강한 보퍼트 환류 시기와 약한 시기 사이의 대기-해양 표층 순환 및 유라시아 하천수 경로의 대비는 Fig. 4에 개념적으로 요약되어 있으며, 이는 Morison et al.(2012)이 제시한 담수 경로 체계 개념과 Jeon et al.(2025)이 관측한 강·약 보퍼트 환류 조건을 종합한 것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의 분석에서, 보퍼트 환류 강도(동적 해수면 고도 차이를 환류 반경으로 나눈 지표)가 2019년 0.48×10-6에서 2022년 0.14×10-6으로 약 3분의 1 수준까지 급격히 약화되었다(Fig. 5)(Jeon et al., 2025). 이러한 급격한 약화는 보퍼트 환류 내부에 축적되어 있던 담수가 주변 해역으로 확산되거나, 환류의 영향권 축소로 인해 유라시아 기원 수괴가 동쪽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McPhee et al., 2009; Krishfield et al., 2014; Timmermans et al., 2017).

Fig. 4.
Conceptual schematic representing the contrast in western Arctic Ocean surface circulation and Eurasian river-water pathways between a strong (anticyclonic) and a weak (contracted) Beaufort Gyre regime, representative of conditions observed during the strong-BG year 2019 and the weak-BG year 2022, respectively. (a) Strong, anticyclonic regime (negative Arctic Oscillation): an intensified Beaufort High (H)–Eurasian Low (L) sea-level-pressure dipole sustains an expanded anticyclonic gyre in the Canada Basin and a strong Transpolar Drift, steering Lena River water toward Fram Strait and suppressing its eastward spread, while Indigirka- and Kolyma-derived water is retained toward the Chukchi Borderland. (b) Weak, contracted regime (positive Arctic Oscillation): a weakened pressure gradient contracts the Beaufort Gyre and strengthens cyclonic circulation over the Eurasian Basin, favoring an eastward extension of Lena River freshwater toward the East Siberian Sea together with Indigirka/Kolyma water (schematic tendency). Blue arrows denote Arctic Ocean surface circulation; red dashed arrows denote Eurasian river-water pathways; H and L mark the sea-level-pressure high and low, respectively. Schematic synthesized from the regime concept of Morison et al.(2012) and the 2019/2022 Beaufort Gyre observations of Jeon et al.(2025); corresponding quantitative DOT and Beaufort Gyre strength (BGSTR) changes for 2017–2022 are shown in Fig. 5.

Fig. 5.
Interannual variability of the Beaufort Gyre (BG) extent and strength from 2017 to 2022. Colored contours represent the BG extent, defined as the largest closed contour of dynamic ocean topography (DOT) surrounding the maximum DOT. Dots inside the gyre indicate the locations of maximum DOT for each year. The BG strength (BGSTR) values, calculated as the difference between maximum and minimum DOT divided by the mean radius of the BG, are shown in the legend. The BGSTR varied substantially from 0.48 × 10-6 in 2019 (strongest) to 0.14 × 10-6 in 2022 (weakest), representing approximately a three-fold decrease. Gray shading indicates sea ice concentration. Modified from Jeon et al.(2025).
보퍼트 환류의 변동은 대기압 패턴인 북극 쌍극자 및 북극 진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19년과 같은 강한 보퍼트 환류 시기에는 카라해 저기압과 보퍼트해 고기압이 강한 쌍극자 패턴을 형성하여 랍테프해의 물을 프람 해협 방향(횡단 표류 경로)으로 밀어내는 바람장이 형성되었다. 반면, 2022년과 같은 약한 보퍼트 환류 시기에는 유라시아 분지의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보퍼트해 쪽으로 확장되면서, 시베리아 연안의 물을 동시베리아해 동부 해역으로 수송하는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우세하게 작용하였다(Thibodeau et al., 2014; Jeon et al., 2025). 이러한 대기-해양 결합 작용은 랍테프해의 레나강 기원 하천수와 육상 기원 유기물이 기존의 횡단 표류 경로(프람 해협 방향) 대신 동시베리아해 동부 해역으로 확장되는 ‘경로 전환(Re-routing)’을 유발하였다. 이는 대규모 대기 순환의 변화가 해양 표층 순환을 제어하고, 나아가 하천수와 육상 기원 유기물의 수송 경로를 결정짓는 핵심 기작임을 보여준다.
4. 순환 전환에 따른 생지화학적 변화
물리적 순환 체계의 전환은 해양 내부의 물질 수송 경로와 수괴의 수직 구조를 변화시켜, 영양염 순환, 일차생산, 유기물 분포, 그리고 해양 화학적 환경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생지화학적 변화를 대서양화에 기인한 영양염 공급 및 탄소 순환의 변화와, 보퍼트 환류 변동에 따른 담수 및 유기물 분포의 재편으로 구분하여 고찰한다. 아울러 이러한 순환 변화가 저산소화와 해양 산성화를 심화시키는 기작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4.1 대서양화에 대한 반응: 영양염 공급과 탄소 순환 변화
4.1.1 영양염약층의 상승과 식물플랑크톤 대번성
서북극해에서 대서양화에 수반된 물리-화학-생물 상호작용은 해역에 따라 그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특히 대서양 기원수의 주요 유입 경로에 위치하면서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은 대륙붕 사면에서 변화가 두드러지게 관측된다. 이러한 해역에서는 저온 염분약층수의 유입에 따른 수괴 상승이 발생할 때, 영양염이 풍부한 태평양 겨울수가 유광층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심이 깊은 심해 분지에서는 유사한 규모의 수괴 상승이 발생하더라도 그 영향이 주로 유광층 하부에 머물러 표층 생태계 반응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서북극해에서 질산염은 식물플랑크톤의 일차생산을 제한하는 핵심 영양염이다. 봄철 일차생산에 의한 영양염 소비와 해빙 융빙수 및 하천수 유입에 따른 강한 성층화는 여름철 표층의 질소 고갈을 야기한다. 이로 인해 표층 엽록소-a 농도는 매우 낮게 유지되며, 여름철 일차생산은 주로 아표층 엽록소 극대층(Subsurface Chlorophyll Maximum, SCM)에 집중된다(Codispoti et al., 2005, 2013; Carmack and Wassmann, 2006). 그러나 3.1절에서 논의한 대서양화의 확장과 저온 염분약층수의 침입은 이러한 여름철 영양염 제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작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7년 척치해 북서부 대륙붕 사면에서 관측된 대규모 식물플랑크톤 번성은 이러한 물리-화학-생물 상호작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Jung et al.(2021)은 앞서 설명한 저온 염분약층수의 침입이 상부에 위치하던 영양염이 풍부한 태평양 겨울수를 유광층 하단인 약 50 m 수심까지 물리적으로 밀어 올렸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영양염 약층의 상승은 통상적으로 영양염이 고갈되어 빈영양 상태를 보이는 8월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표층으로의 지속적인 영양염 공급을 가능하게 하였다. 여기에 더해, 해빙 후퇴와 맞물린 용승을 유발하는 바람(upwelling-favorable wind)이 대륙붕 경사면 용승(shelfbreak upwelling)을 추가적으로 발생시켜 표층으로의 영양염 공급을 더욱 증폭시킴으로써, 이례적인 대규모 식물플랑크톤 번성으로 이어졌다(Fig. 6). 2015–2017년 척치 보더랜드의 수직 프로파일은 2017년 영양염약층의 뚜렷한 상승과 그에 동반된 표층 엽록소-a 증가를 명확히 보여준다(Fig. 7).

Fig. 6.
Interannual changes in surface (a–c) nitrate (NO3), (d–f) chlorophyll-a (Chl-a), (g–i) phosphate (PO4) concentrations, and (j–l) salinity in the northwestern Chukchi Sea during summers of 2015–2017. Anomalously high surface Chl-a and nutrient concentrations observed in 2017 were accompanied by increased surface salinity, indicating the supply of nutrient-rich deep water to the surface layer by the intrusion of Atlantic-origin cold saline water. Reproduced from Jung et al.(2021) (CC BY-NC-ND; © 2021 The Authors).

Fig. 7.
Vertical profiles of (a) salinity, (b) PO4, (c) NO3, and (d) total Chl-a in the western Arctic Ocean from 2015 (blue), 2016 (black), and 2017 (red), illustrating the shoaling of the nutricline associated with Atlantic-origin cold saline water intrusion. The green and cyan shadings denote the depth ranges of low-salinity cold water and high-salinity cold water observed in 2017, respectively. The horizontal dashed and dot-dashed lines mark the boundaries between Atlantic Water (AW) and Pacific Water (PW), and between PW and Lower-Salinity Cold Water (LSCW), respectively. Replotted from the underlying data reported in Jung et al.(2021).
이러한 사례는 대서양화가 단순히 수온을 높이는 것을 넘어, 북극해의 일차생산력을 제어하는 수직적 영양염 공급 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양염 약층의 상승에 따른 표층 영양염 공급 증가는 식물플랑크톤의 일차생산량과 번성 패턴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Ardyna et al., 2014; Ardyna and Arrigo, 2020; Lewis et al., 2020), 특히 규조류와 같은 대형 식물플랑크톤이 우점하는 군집 구조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Tremblay et al., 2015). 이러한 일차생산의 증가와 군집 구조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해양 내 유기물 생산과 탄소 순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영양염약층 상승에 따른 표층 일차생산 촉진은 서북극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Lewis et al.(2020)은 위성 관측을 통해 1998년부터 2018년까지 북극해 전역의 일차생산이 약 57%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해빙 면적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식물플랑크톤 농도 자체의 증가가 주요 원인임을 보고하였다. Ingvaldsen et al.(2021)은 대서양화가 북극의 여러 해역에서 상층 혼합과 성층 구조, 그리고 생태계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였다. 실제로 바렌츠해에서는 대서양화가 일차생산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제시된 바 있다(Noh et al., 2024). 한편, Bertosio et al.(2022b)은 대서양 기원 하부 염분약층수가 2012년 이후 동시베리아해 사면을 따라 동진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2017년경에는 그 영향이 서부 척치해까지 확장되었음을 현장 관측 및 모델링 결과를 통해 제시하였다. 서북극해에서는 대서양수가 직접 영양염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대서양 기원 냉염수의 침입이 태평양 기원 영양염 풍부수(태평양 겨울수)를 유광층 가까이 밀어 올림으로써 표층의 영양염 가용성을 높이는 간접적 기작이 작동한다(Jung et al., 2021). Arrigo et al.(2024)은 북극해 표층으로의 질소 공급 경로로 태평양수와 대서양수 유입을 함께 논의하였으며, 이러한 공급 경로의 지역적 차이가 해역별 일차생산 양상과 연관될 수 있음을 정리하였다. 따라서 2017년 척치 보더랜드에서 관측된 식물플랑크톤 대번성은 이러한 범북극적 변화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는 서북극해의 사례이다.
4.1.2 용존 유기물 분포와 탄소 순환에 미치는 영향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서양화에 동반된 저온 염분약층수의 침입은 영양염 약층을 상승시켜 표층 식물플랑크톤의 이례적 번성을 유발하였다. 이러한 일차생산의 증가는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Dissolved Organic Carbon, DOC)의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서양화에 수반된 염분약층 구조의 변화는 대륙붕 퇴적물에서 기원하여 중층의 상부 염분약층을 따라 분포하던 용존 유기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경로—일차생산 증가에 따른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 생산 변화와 수층 구조 변화에 따른 퇴적물 기원 용존 유기물의 재분배—를 통해 대서양화가 서북극해 탄소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다.
서북극해에서 용존 유기탄소는 크게 하천 기원과 해양 기원으로 구분되며, 이들의 생지화학적 거동은 기원에 따라 상이하다(Carlson and Hansell, 2015; Lønborg et al., 2020). 하천 기원 용존 유기탄소는 주로 육상 식생과 토양에서 유래해 상대적으로 난분해성 성질을 띠는 반면,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는 주로 식물플랑크톤의 생물학적 활동을 통해 생산되며 미생물 고리(microbial loop)를 통해 재광물화되거나 일부는 난분해성 형태로 격리될 수 있다(Amon, 2004; Jiao et al., 2010). 따라서 대서양화에 따른 용존 유기탄소 변화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관측된 용존 유기탄소를 기원별로 정량적으로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Jung et al.(2022)은 2018년 서북극해 탐사에서 산소 안정동위원소비(δ¹⁸O)와 염분, 용존 유기탄소 농도를 이용하여 하천 기원 용존 유기탄소와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를 정량적으로 구분하였다. 분석 결과, 동시베리아해/멘델레예프 해령 해역에서는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 농도(54±8.1 μM C)와 전체 용존 유기탄소에 대한 해양 기원의 기여도(73±8.2%)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Fig. 8). Jung et al.(2022)은 2018년 관측 자료의 수온-염분 특성을 분석하여, 2017년에 침입한 저온 염분약층수가 중층에 잔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수괴의 잔류는 대륙붕 경사면 용승과 함께 심층 영양염을 유광층으로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이례적인 식물플랑크톤 번성을 유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Jung et al., 2021; Arrigo and van Dijken, 2015; Lewis et al., 2020). 해양 기원 용존 유기탄소 농도가 높은 해역에서는 종속영양 박테리아 현존량 또한 높게 관측되었는데, 이는 일차생산으로 생성된 생물 이용 가능한 용존 유기탄소가 미생물 분해 활동의 기질로 활발히 이용되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결과는 대서양화로 인한 영양염 공급 체계의 재편이 해양 기원 용존 유기물의 생산을 촉진함으로써 미생물 고리를 통한 탄소 순환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Fig. 8.
Surface distributions of (a) dissolved organic carbon (DOC) concentration (μM C), (b) riverine DOC concentration (μM C), (c) contribution of riverine DOC to the observed DOC (%), (d) marine DOC concentration (μM C), (e) contribution of marine DOC to the observed DOC (%), and (f) heterotrophic bacterial abundance (cells ml-1) in the western Arctic Ocean during the summer of 2018. Surface samples were collected at a depth of 3 m. Higher riverine DOC concentrations were observed in the Chukchi Borderland/northern Chukchi Sea region under the influence of the Beaufort Gyre, while higher marine DOC concentrations and heterotrophic bacterial abundances were observed in the East Siberian Sea/Mendeleev Ridge region, suggesting enhanced marine biological production associated with nutrient supply from the intrusion of Atlantic-origin cold halocline water. Reproduced from Jung et al.(2022) (CC BY 4.0; © 2022 The Authors).
한편, 대서양화에 수반된 수층 구조 변화는 대륙붕 퇴적물에서 기원하여 상부 염분약층을 따라 분포하던 용존 유기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서양화는 고온·고염의 대서양수 층이 얕아지면서(shoaling) 염분약층의 성층 안정도를 약화시키고, 심층의 열이 표층으로 전달되는 수직 혼합을 강화시킨다(Polyakov et al., 2017, 2020). 이러한 염분약층의 수직적 구조 변화는 보퍼트 환류에 의한 담수의 수평적 재배치와는 구별되는, 대서양화 고유의 과정이다. 하천 기원 용존 유기물과 퇴적물 기원 용존 유기물은 공급 경로와 주된 분포 수심이 다르다. 하천 기원 용존 유기물은 육상 토양과 식생에서 유래한 물질이 하천수와 함께 표층으로 직접 유입되며, 특히 용존 유기탄소(DOC)의 경우 산소 안정동위원소비(δ¹⁸O)와 염분 기반 하천수 분율(river water fraction) 분석을 통해 그 기여도를 추적·정량화할 수 있다(Jung et al., 2022). 반면, 퇴적물 기원 휴믹상 용존 유기물은 대륙붕 퇴적물에서 유래하여 상부 염분약층을 따라 측방 수송되므로, 높은 휴믹상 형광과 낮은 N* 값을 보이는 중층 분포를 통해 구별할 수 있다(Hioki et al., 2014; Jeon et al., 2023). Jeon et al.(2023)은 2019년 서북극해에서 형광 용존 유기물(Fluorescent Dissolved Organic Matter, FDOM)의 평행인자(PARAFAC) 분석을 통해 이러한 퇴적물 기원 육상 휴믹상 형광 성분이 상부 염분약층(염분 32–33.5 psu, 수심 50–200 m)에 높은 농도로 분포함을 보였으며, 이 층의 높은 영양염 농도와 낮은 N* 값은 해당 물질의 대륙붕 퇴적물 기원 측방 수송을 시사한다(Hioki et al., 2014; Chen et al., 2018). 이러한 상부 염분약층 내 humic-like FDOM 분포는 범북극 규모에서 보고된 대륙붕 기원 육상 DOM의 측방 수송 경로와 대체로 일관되며(Amon et al., 2024; Gamrani et al., 2023), 서북극해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송 메커니즘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척치 보더랜드의 일부 정점에서는 2017년에 관측된 것과 유사하게 대서양화에 동반된 저온 염분약층수의 침입으로 인해 상부 염분약층이 유광층 하부(약 80 m)까지 상승하는 현상이 2019년에도 관측되었다. 이러한 염분약층의 상승은 평상시 상부 염분약층에 분포하던 대륙붕 퇴적물 기원의 고분자량 휴믹상 형광 성분을 유광층 가까이로 이동시켜, 태양 복사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 염분약층 상승이 뚜렷한 정점의 표층에서는 가장 낮은 스펙트럼 기울기(spectral slope, S275-295; 용존 유기물 분자량 지표) 값과 함께 높은 휴믹상 형광 강도가 관측되었으며, 이는 고분자량 용존 유기물이 표층으로 수송되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발견은 탄소 순환의 관점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광분해(photodegradation)는 난분해성 용존 유기물을 생물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시키거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이산화탄소로 직접 산화시킬 수 있는 주요 경로이다(Helms et al., 2008; Osburn et al., 2009). 따라서 대서양화에 동반된 염분약층 상승은 퇴적물 기원 휴믹상 용존 유기물의 광분해 가능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용존 유기탄소의 분해 경로와 탄소 격리 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합하면, 대서양화는 영양염 공급 체계의 변화를 통해 일차생산과 해양 기원 용존 유기물 생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수층 구조 변화를 통해 상부 염분약층에 분포하던 대륙붕 퇴적물 기원 용존 유기물의 광분해 가능성을 높여 서북극해 탄소 순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하천 기원 용존 유기탄소의 공간적 분포는 대서양화와 같은 수직적 과정보다 보퍼트 환류의 강도 변화에 따른 담수의 수평적 수송과 축적 패턴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상세히 논의한다.
4.2 보퍼트 환류 변동에 대한 반응: 담수, 유기물 분포, 해양 화학 환경의 재편
보퍼트 환류의 강도 변화는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하천(레나 강, 예니세이 강, 오비 강 등)에서 유입되는 거대한 양의 하천수와 그에 수반된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지리적 분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Holmes et al., 2012; McClelland et al., 2012; Tank et al., 2012). 3.2절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보퍼트 환류의 강도는 대기 순환 패턴에 따라 연간 변동성이 크며, 이는 하천수와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수송 경로를 재편하고 나아가 해양 화학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4.2.1 하천수와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재배치
2019년 강한 보퍼트 환류 시기에는 인디기르카 강과 콜리마 강 기원 하천수가 동쪽으로 이동하여 척치 보더랜드에 축적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레나 강 기원 하천수는 횡단 표류를 따라 프람 해협 방향으로 수송되어 연구 해역에서는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보퍼트 환류가 약화되고 대기 순환 패턴이 변화하면서, 레나 강 기원 하천수의 동쪽 확장이 강화되어 인디기르카·콜리마 강 기원수와 함께 동시베리아해 표층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Fig. 9)(Jeon et al., 2025). 이러한 순환 변화에 따른 하천수 재배치는 수치 모델 시뮬레이션에서도 예측된 바 있다(Wang et al., 2021). 한편, Fig. 4가 이러한 강·약 보퍼트 환류 시기의 순환과 하천수 경로 변화를 개념적으로 도식화한 것이라면, 표층수 입자 역추적 분석(Fig. 9)은 그 결과를 수괴의 실제 기원 차이로 정량적으로 뒷받침한다.

Fig. 9.
Backtracking analysis of surface water parcels observed in the western Arctic Ocean in (a) 2019 and (b) 2022. Colors along the trajectories indicate the year/month during backward tracking. In both years, Eurasian river-influenced surface waters were transported eastward, but their source regions differed: parcels reaching the study area in 2019 were linked mainly to the Indigirka and Kolyma rivers, whereas those in 2022 also traced back to the Lena River. This contrast indicates stronger Lena River influence in 2022 than in 2019 under weaker Beaufort Gyre conditions. Reproduced from Jeon et al.(2025) (CC BY 4.0; © The Author(s) 2025).
Jeon et al.(2025)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동시베리아해 표층의 하천수 분율은 2019년 대비 약 37% 증가하였는데, 이는 보퍼트 환류의 약화가 유라시아 하천수의 동시베리아해 확장을 허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하천수 분포의 변화는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분포 변화로 직결되었다. 형광 용존 유기물 분석 결과, 육상 기원 휴믹상 형광 성분은 하천수 분율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Walker et al., 2009; Stedmon et al., 2011). 특히 2022년 동시베리아해 표층에서는 유색 용존 유기물의 평균 분자량 지시자인 스펙트럼 기울기가 0.035 nm-1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육상 기원 휴믹상 형광 성분의 형광세기가 높게 관측되어 레나 강 기원수의 유입을 뒷받침하였다. 육상 기원 휴믹상 형광 성분 농도는 2019년 대비 29% 증가하였다(Jeon et al., 2025). 주목할 점은 이러한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증가가 동시베리아해 인근 주요 하천(인디기르카 강, 콜리마 강, 레나 강)의 유출량 증가(약 15%; Jeon et al., 2025)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하천 유출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해양 순환 패턴의 변화로 인해 프람 해협 방향으로 흐르던 물이 동시베리아해로 재배치되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척치 보더랜드와 동시베리아해 사이의 용존 유기탄소 및 형광 용존 유기물 분포 차이는 국지적 생산보다 수괴의 기원과 순환 이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Shen et al., 2012, 2016; Jung et al., 2022; Jeon et al., 2023). Jung et al.(2022)의 분석에서도 보퍼트 환류 영향권에 위치한 척치 보더랜드/북부 척치해 해역의 하천 기원 용존 유기탄소 농도(28 ± 4.2 μM C)와 전체 용존 유기탄소에 대한 기여도(40 ± 5.7%)가 동시베리아해/멘델레예프 해령 해역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환류 내 담수 축적과 긴 체류 시간을 반영한다(Fig. 8). 결과적으로, 일련의 분석 결과는 과거 해양 기원 용존 유기물이 우세했던 동시베리아해 동부 해역이 순환 체계의 변화에 따라 고농도의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이 유입되는 주요 경로로 전환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보퍼트 환류 변동에 따른 하천수 경로의 전환은 여러 독립적인 관측과 모델링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Paffrath et al. (2021)은 네오디뮴 동위원소와 희토류 원소를 이용하여 범극지 횡단류(Transpolar Drift) 내에서 Lena, Yenisei, Ob 등 개별 시베리아 강의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분리하였으며, 이는 하천수의 출처를 추적자 기반으로 구분하는 방법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Bertosio et al.(2022a)은 전지구 해양 운용 모델을 이용하여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북극해 담수 분포의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2012년 이후 보퍼트 환류가 북쪽으로 확장되면서 마카로프 분지의 담수량이 증가한 반면, 동시베리아해 사면의 담수량은 감소하고 범극지 횡단류가 로모노소프 해령에서 멘델레예프 해령 쪽으로 이동한 것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대규모 담수 경로 재배치는 Jeon et al.(2025)이 보퍼트 환류 강도 변화에 따라 Lena 강 기원 하천수의 동시베리아해 유입 여부가 달라진다는 관측 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Proshutinsky et al.(2019)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보퍼트 환류 담수 저장량의 장기 관측 분석을 통해, 보퍼트 환류의 팽창과 수축 주기에 따라 담수가 축적되거나 방출되는 과정이 북극해 전체의 담수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하였다. 최근 Lin et al.(2023)은 보퍼트 환류가 새로운 준정상 상태(quasi-steady regime)로 전환되고 있으며, 냉염분약층의 약화가 향후 대규모 담수 방출의 잠재적 위험을 시사한다고 보고하였다.
4.2.2 저산소화 및 해양 산성화 심화
앞서 4.2.1절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순환 체계의 변화는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공간적 재배치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그 최종 거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북극해로 유입된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은 난분해성 특성으로 인해 장기간 해양 내에 격리될 수 있어 탄소 순환에서 중요한 변수가 된다(Opsahl et al., 1999; Benner et al., 2005). 그러나 이러한 유기물의 궁극적 거동은 유입 해역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보퍼트 환류 내부와 같이 체류 시간이 긴 곳에서는 장기간의 광분해와 미생물 분해를 거쳐 난분해성 성분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Hansell et al., 2004; Raymond et al., 2007). 반면, 동시베리아해 대륙붕 사면과 같이 하천 기원 유기물이 풍부하게 공급되면서(Dittmar and Kattner, 2003; Frey and McClelland, 2009) 주요 해류 흐름에서 격리되어 환기가 불량한 해역에서는 유기물의 미생물 분해 과정에서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저산소화와 산성화가 진행될 수 있다(Anderson et al., 2009, 2011). 이처럼 해역별 순환 특성과 체류 시간의 차이는 유기물의 분해 정도와 최종 운명을 결정한다. 특히 환기가 불량하고 체류 시간이 긴 해역에서는 유기물 분해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산소 소모와 이산화탄소 축적이 누적되어, 저산소·산성화된 수괴가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생지화학적 신호는 순환 체계의 변동에 따라 원거리까지 수송되어 광역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시베리아해 대륙붕 사면에는 태평양수와 대서양 기원수의 주요 흐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격리되어 ‘그림자 구역(shadow zone)’으로 불리는 해역이 존재한다. 이 구역은 대략 170°E에서 170°W 사이의 사면부에 위치하며, 베링 해협을 통해 유입되어 척치해와 캐나다 분지로 확산하는 태평양 기원수와, 프람 해협을 통해 유입되어 유라시아 분지 경계를 따라 순환하는 대서양 기원수 모두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그 결과 수층의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유기물의 미생물 분해에 의한 산소 소모와 이산화탄소 축적이 장기간 지속된다. 대륙붕에서 공급되는 유기물이 이 정체된 수괴 내에서 분해됨에 따라 용존 산소 농도는 감소하고, 호흡 과정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해수의 pH와 탄산염 포화도를 낮추어 산성화를 유발한다(Bates and Mathis, 2009; Cai et al., 2010). 그러나 이러한 그림자 구역의 저산소·산성화 수괴는 정적인 상태로 고립되어 있지 않다. 보퍼트 환류와 저기압성 순환 간의 역학적 균형이 변화하면, 대륙사면을 따른 경계류나 중규모 와류 활동의 변화를 통해 이 수괴는 인접 해역으로 확장·수송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국지적으로 형성된 생지화학적 신호가 원거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그림자 구역에서 형성된 저산소·산성화 수괴가 원거리로 수송된 사례는 2020년 관측에서 명확히 확인되었다. Nishino et al.(2023)은 2020년 국제공동탐사(Synoptic Arctic Survey) 기간 중 척치 고원 남부(약 75°N, 168°W)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용존 산소와 산성화된 물의 출현을 보고하였다. 관측된 산소포화도는 50% 미만(산소농도 180 μmol/kg 이하)으로, 2002년부터 2020년까지 해당 해역에서 통상적으로 관측되던 70-80% 수준을 크게 하회하였다. 아라고나이트 포화도(Ωarg) 역시 0.6 미만으로 떨어져 탄산칼슘 골격을 형성하는 생물에게 불리한 조건이 형성되었다. 이는 약 20년간의 시계열 관측에서 처음 기록된 현상으로, 순환 체계 변화가 유발한 극단적 생지화학 이벤트의 증거이다.
동시베리아해 사면의 그림자 구역에서 형성된 수괴가 원거리인 척치 고원까지 수송된 경로는 보퍼트 환류의 수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17–2020년 기간에는 보퍼트 환류가 동쪽으로 수축하면서 척치 고원이 환류의 서쪽 경계에 위치하게 되었고(Fig. 10a–c), 동시에 저기압성 순환의 확장과 대서양 기원 하부 염분약층수가 척치 고원 방향으로 확장하면서 태평양 기원수와의 경계에서 강한 전선 구조가 형성되었다(Fig. 10d–f). 이러한 순환·전선 구조의 변화는 등밀도면에서 저산소 수괴의 중심이 척치 고원 방향으로 이동·확장하는 양상과 함께(Fig. 10g–i), 그림자 구역에서 형성된 저산소·고이산화탄소 수괴가 척치 고원으로 수송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저산소 수괴 수송 메커니즘에 대한 모식적 개념도는 Nishino et al.(2023)의 Fig. 2에 제시되어 있다.

Fig. 10.
Changes in ocean circulation and distributions of temperature, salinity, and oxygen saturation in a region influenced by Pacific and Atlantic waters. (a-c) Dynamic height (dyn m) at 100 m relative to 250 m for (a) 2017-2020, (b) 2008-2016, and (c) the 1950s-1980s. (d-f) Vertical sections of temperature (°C; colors) and salinity (contours) along a band of 75-76°N for the same periods. ESSW, PW, AW, and CP denote East Siberian Shelf Water, Pacific Water, Atlantic Water, and Chukchi Plateau, respectively. (g-i) Oxygen saturation (%) along isopycnal surfaces of σθ = 27.7 for 2017-2020 and 2008-2016, and σθ = 26.5 for the 1950s-1980s. Reproduced from Nishino et al.(2023) (CC BY 4.0; © The Author(s) 2023).
이와 같은 수송 메커니즘은 대서양화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Nishino et al.(2023)이 지적한 바와 같이, 동쪽으로 확장한 대서양 기원 하부 염분약층수는 태평양 기원수와 만나 강한 밀도 전선을 형성하였고, 저기압성 순환은 이러한 대서양화 신호를 운반하며 보퍼트 환류와 접촉하였다. 즉, 보퍼트 환류의 수축(수송 경로 개방)과 대서양화의 확장(밀도 전선 강화 및 수괴 특성 변화)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그림자 구역에서 형성된 저산소·산성화 수괴가 척치 고원까지 효율적으로 수송되는 복합적 메커니즘이 작동하였다. 대기-해양 결합 관점에서 이러한 순환 재편은 3.2절에서 논의한 대기 순환 패턴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2020년은 북극진동의 양의 위상이 지속되면서 이와 연동하여 보퍼트 고기압이 약화된 시기였다. 이러한 대기 조건은 에크만 수렴을 감소시켜 보퍼트 환류의 수축을 유발하였고, 그 빈자리를 채우며 확장한 저기압성 순환이 동시베리아해 사면의 저산소·산성화 수괴를 척치 고원까지 수송하는 구동력으로 작용하였다(Nishino et al., 2023). 이처럼 대기 순환 패턴의 변화가 해양 순환을 재편하고, 이것이 다시 생지화학적 신호의 공간적 재분포를 초래하는 연쇄 과정이 2020년 관측에서 확인되었다.
물리적 순환의 변화가 국지적으로 형성된 생지화학적 신호를 원거리로 수송할 수 있다는 점은 북극해 생태계 관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척치 고원은 높은 생물생산성과 풍부한 저서 생물 군집으로 인해 생태적·경제적 가치가 높은 해역이다(Grebmeier et al., 2015). 2020년 관측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동시베리아해 사면에서 형성된 저산소·산성화 수괴가 이 해역으로 유입되면 이동성이 낮은 저서 생물에게 급성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Bluhm et al., 2020). 특히 아라고나이트 포화도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익족류, 이매패류 등 탄산칼슘 골격을 형성하는 생물의 생존과 성장이 저해되어 먹이망 구조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Bates et al., 2014; Qi et al., 2017). 향후 기후변화가 지속됨에 따라 하천 유출량 증가와 대륙붕으로의 유기물 공급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그림자 구역과 같은 환기 불량 해역에서 저산소화와 산성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보퍼트 환류와 저기압성 순환 간의 역학적 균형이 대기 순환 패턴에 따라 변동하면서, 이러한 생지화학적 이상 신호가 수송되는 빈도와 강도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서북극해의 저산소화 및 산성화 동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기물 분해 과정뿐만 아니라 대규모 순환 체계의 변동성과 그 대기 강제력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관측 및 모델링 연구가 필요하다.
Nishino et al.(2023)이 보고한 서북극해의 용존산소 감소 및 산성화 경향은 최근 범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양 환경 변화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탈산소화 측면에서, Wu et al.(2025)은 온난화와 대서양수 영향 확대가 북극해의 용존산소 감소를 가속할 수 있음을 장기 관측 자료를 통해 보고하였다. 산성화 측면에서는, 동시베리아해 대륙붕에서 하천수와 육상 기원 탄소의 유입 자체가 해양 산성화를 촉진하는 별도의 기작이 작동하는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Semiletov et al., 2016). 이를 종합하면, 서북극해에서 관측된 용존산소 감소와 해수의 산성화는 (1) 그림자 구역(shadow zone)에서의 유기물 재광화에 의한 국지적 용존산소 소모 및 CO2 축적(Nishino et al., 2023), (2) 온난화에 의한 범북극적 탈산소화 추세(Wu et al., 2025), (3) 하천수 및 육상 탄소 유입에 의한 대륙붕 산성화(Semiletov et al., 2016)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5. 종합 논의: 탄소 순환, 생태계, 기후 피드백에 대한 함의
서북극해에서 지난 15년간 관측된 변화들은 물리적 강제력이 생지화학적 순환을 얼마나 강력하게 통제하는지를 보여준다. 본 장에서는 4장에서 고찰한 네 가지 생지화학적 변화—(1) 영양염 약층 상승에 따른 식물플랑크톤 대번성(4.1.1절), (2) 대서양화에 수반된 용존 유기물 분포와 탄소 순환의 변화(4.1.2절), (3) 보퍼트 환류 변동에 따른 하천수·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공간적 재배치(4.2.1절), (4) 저산소화 및 해양 산성화 수괴의 원거리 수송(4.2.2절)—을 종합하여 세 가지 핵심 함의를 도출한다. 이들 현상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대서양화에 수반된 용존 유기물 분포 변화(4.1.2절)와 보퍼트 환류 변동에 따른 하천수·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재배치(4.2.1절)는 북극해 탄소 순환 체계를 재편하고 있으며, 영양염 약층 상승에 따른 일차생산 증가(4.1.1절)와 저산소·산성화 수괴의 원거리 수송(4.2.2절)은 생태계 구조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탄소 순환과 생태계 변동의 상호작용은 기후 변화 피드백의 복잡성을 증대시킨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함의를 차례로 논의한다.
첫째, 탄소 수송 경로의 다변화와 불확실성 증대이다. 보퍼트 환류의 강약과 대서양화의 확장에 따라 육상 기원 용존 유기탄소가 북극해 내부의 중층 및 심층으로 수송·저장될지, 아니면 대륙붕을 따라 이동하며 광분해나 미생물 분해를 통해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할지가 좌우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퍼트 환류가 강한 시기에는 담수와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이 환류 내부에 장기간 격리되어 광분해와 미생물 분해를 거치면서 난분해성 성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Jeon et al.(2025)의 관측에 따르면 2022년과 같이 환류가 현저히 약화된 시기에는 동시베리아해 및 시베리아 대륙붕에서 새롭게 유입된 생물 이용 가능한 유기물이 서북극해 방향으로 확산되어 미생물 분해와 이산화탄소 방출이 촉진될 수 있다(Anderson et al., 2009). 다만 이러한 경로는 횡단 표류의 강도, 계절적 혼합, 해빙 분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조절되므로, 단순한 이분법적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일차생산 기작의 변화와 생태계 구조 변동이다. 대서양화에 의한 영양염 약층 상승은 바람에 의한 연직 혼합 및 용승이나 소용돌이에 의한 측면 수송이 동반될 경우, 표층의 영양염 고갈을 해소하여 여름철 식물플랑크톤 번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고위도 해역의 생물학적 펌프(biological pump) 기능을 강화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를 촉진할 잠재력을 가진다(Tremblay et al., 2015). 다만, 4.2.2절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저산소·산성화 수괴의 원거리 수송은 이동성이 낮은 저서 생물에게 급성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먹이망 구조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차생산 증가가 생태계에 미치는 순효과(net effect)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영양염 공급에 따른 잠재적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동반될 수 있는 저산소 및 산성화의 생태적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셋째, 기후 변화 피드백의 복잡성이다. 대서양화에 따른 해빙 감소와 해양 열용량 증가는 다시 해양 순환을 변화시키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Polyakov et al., 2020). 여기에 더해 육상 기원 유색 용존 유기물의 유입 증가는 해양의 광학적 특성을 복합적으로 변화시킨다. 유색 용존 유기물은 태양 복사 에너지를 흡수하여 표층 수온 상승을 촉진할 수 있는 반면(양의 피드백), 수중 광투과율을 감소시켜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억제하는 효과(음의 피드백)도 동시에 가진다. 또한 미생물에 의한 용존 유기물 분해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생지화학적 피드백을 유발한다. 이처럼 다양한 피드백이 상호작용하므로, 북극해가 탄소 흡수원으로 유지될지 배출원으로 전환될지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특히 아메라시아 분지까지 확장된 대서양화는 향후 이 지역의 해빙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Polyakov et al., 2025), 이러한 변화의 순효과를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물리-생지화학 결합 모델의 발전과 장기 관측 자료의 축적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극지연구소의 서북극해 장기 관측 프로그램은 물리-생지화학적 변화를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향후 국제 공동 연구와의 연계를 통해 예측 불확실성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6. 결론 및 전망
본 종설을 통해 서북극해의 영양염 및 유기물 순환 변화는 단순한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대서양화와 보퍼트 환류 변동이라는 대규모 순환 체계의 전환에 연동된 변화로 해석된다. 하천수와 육상 기원 용존 유기물의 분포는 하천 유출량 자체보다 보퍼트 환류 강도와 대기 순환 패턴에 의해 더 크게 조절되며, 대서양화에 따른 영양염 약층 상승과 순환 변동에 따른 저산소·산성화 수괴의 원거리 수송은 서북극해 생태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종설의 결과는 향후 연구에서 다음의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 현재까지의 서북극해 관측은 대부분 하계에 집중되어 있어 계절적 편향이 존재한다. 동계 및 춘·추계 전이기의 물리-생지화학적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월동 계류 관측, 자율무인잠수정(AUV), 위성 원격탐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연중 관측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동시베리아해와 멘델레예프 해령 일대는 국제적으로도 관측 자료가 상대적으로 희소한 해역이다. 이 해역은 대서양 기원수와 태평양 기원수, 그리고 시베리아 하천수가 교차하는 핵심 전선대로서, 향후 국제 공동 탐사를 통한 집중 관측이 요구된다. 셋째, 본 종설에서 고찰한 물리-생지화학 결합 과정의 정량적 이해와 미래 예측을 위해서는 고해상도 해양순환-생지화학 결합 모델의 개발과 검증이 시급하다. 특히 보퍼트 환류의 십년 주기 변동성과 대서양화의 장기 추세가 탄소 순환에 미치는 순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관측 자료에 기반한 모델 민감도 실험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적 토대는 지난 10여 년간 구축되어 왔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한 서북극해 장기 모니터링이 2010년대 초반부터 지속되었으며, 축적된 물리-화학-생물 통합 자료는 본 종설에서 논의한 순환-생지화학 결합 과정의 실증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2029년 취항 예정인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강화된 쇄빙 능력을 바탕으로 춘·추계 전이기 관측 기간의 확장과 접근이 어려운 해역으로의 탐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국제 공동 관측 프로그램(e.g., Synoptic Arctic Survey, Distributed Biological Observatory 등)과의 연계 확대는 관측 공백 해역의 자료 확보와 모델 검증에 기여할 것이다. 북극해 환경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를 정량적으로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측 체계 구축과 연구 투자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