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연구수행 배경
2. 인도양의 특징
3. ‘인도양 한-미 공동 관측 및 연구’의 구성
4. 주요 연구 성과 및 결과
4.1 미량-동위원소 추적자 활용 수층 물질 거동 규명
4.2 수중 유기탄소 거동 규명
4.3 화학추적자 활용 수괴 혼합
4.4 생태계 연구
4.5 SCTR 용승 변동성 연구
5. 향후 연구 방향 및 결론
1. 서론: 연구수행 배경
대양은 지구 환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구성 요소다. 인도양은 세 번째로 넓은 대양으로 태평양이나 대서양과는 달리 북반구 저위도에 육지 경계가 있는 등 독특한 해양학적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인도양에서만 발생하는 특이 현상을 발생시키며, 이 해양 환경 현상들은 한반도 주변은 물론 전 지구적으로 물리, 생지화학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인도양은 전 지구 기후 시스템을 조절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지구 표면의 온난화 추세가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인 지구온난화 정체(Global Warming Hiatus)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전 세계 해양 열 증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열 함량이 인도양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다(Lee et al., 2015). 인도양에 저장된 상당량의 열이 대기로 방출될 경우, 전 지구적인 기후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인도양은 매우 활발한 계절 내 변동성을 지니고 있어 지역 수문 기후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홍수 사건은 메든-줄리언 진동(Madden-Julian Oscillation, MJO)과 연관된 동부 인도양에서의 비정상적인 대기-해양 상호작용과 관련이 있다(Zhang, 2013). 또한, 북쪽으로 전파되는 계절 내 진동은 몬순의 활성과 휴지기를 조절하여 남아시아 전역의 북반구 여름 강수에 영향을 미친다(Beal et al., 2020; Kikuchi, 2021; Ummenhofer et al., 2024). 특히, 세이셸-차고스 수온약층 융기해역(Seychelles–Chagos Thermocline Ridge, SCTR)은 이러한 계절 내 변동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도 여름 몬순 기간 강수의 계절 예측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Izumo et al., 2008; Vialard et al., 2009).
인도양의 환경 변동이 인도양 주변뿐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기후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최근의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인도양과 열대 태평양에서는 인도네시아 해역을 통해 해수 교환과 이에 따른 열에너지 교환이 일어난다(Hood et al., 2024; Talley and Sprintall, 2005). 이때 교환된 열에너지는 열대 인도양에서 대기순환을 거쳐 티베트고원의 대기 변동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중국 대륙을 거쳐 한반도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양의 수온 변동은 엘니뇨 변동과 북서태평양 고기압의 변동에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주변 기상에 영향을 주는데(Kim et al., 2018), 3~5월 사이 평년에 비해 인도양의 표층 수온이 높은 경우, 한반도 주변에서 비정상적인 저기압이 증가해 강우량과 강풍 빈도가 증가한다(Liu and Duan, 2017). 이처럼 인도양의 수온 변동은 MJO와 같은 계절 내 변동을 유발하며, 동쪽으로 전파되어 서태평양 열대 지역의 변화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여름철 장마와 폭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도양의 몬순 변동성은 습윤한 공기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유입시켜 우리나라의 여름철 강수 패턴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인도양 쌍극 진동(Indian Ocean Dipole, IOD)은 태평양의 엘니뇨와 상호작용을 하여 기후 변동성을 유발하므로, IOD와 엘니뇨를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기후 변화 예측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Izumo et al., 2008).
이처럼 인도양의 해양 환경 변동이 동북아시아 기상, 기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상 예보에서도 인도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북반구의 여름철 계절 내 진동인 Boreal Summer Intraseasonal Oscillation (BSIOS)는 여름철 날씨를 좌우하는 가장 지배적 대기 진동으로, 인도양의 적도 부근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응결되어 생성된 구름이 동진하다 북상하는 특징을 가진다(Kikuchi, 2021; Ummenhofer et al., 2024). 이 현상은 한반도의 여름철 건기-우기 교대 현상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2-4주 후의 한반도 대기 순환과 날씨, 특히 장마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BSIOS의 이해가 필수 적이다(Beal et al., 2020; Kikuchi, 2021; Ummenhofer et al., 2024).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인도양의 자료를 포함시켜 분석할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장마철 강수량 예측 정확도가 향상됨을 확인하기도 하였다(Takaya et al., 2020). 여름철뿐만 아니라 북반구 겨울철에는 서인도양에서 발생하는 MJO가 아시아 몬순에 영향을 미친다(Jeong et al., 2008). 이처럼 인도양의 기후 변동성은 우리나라 기상, 기후를 지배하는 삼대 요인(열대 태평양-인도양 변동성, 북극해-시베리아 고기압의 극진동, 티베트고원의 기압 변동성) 중 하나로 작용한다(Wu et al., 2015; Wang,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양은 가장 탐사가 덜 된 대양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에 비해 적은 자료와 시료로 인해 인도양의 해양 환경 변동에 대한 이해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인도양의 환경 변화는 연근해 및 원양 수산 산업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1975년 국내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가 인도양에서 첫 참치 조업을 시작한 이래 인도양은 우리나라의 주요한 참치 어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SCTR 해역은 인도양에서도 높은 참치 어획량이 나타나는 해역이다(Lan et al., 2013; Wibawa et al., 2017; Wu et al., 2022). 1970년~2008년까지의 음의 IOD 기간 동안에는 양의 IOD 기간보다 SCTR을 포함한 서인도양 해역에서 단위 면적당 평균 황다랑어 어획량이 더 많았고, 매년 참치 어획이 주로 일어난 중심 경도의 변동은 Dipole Mode Index (DMI)와 유사한 변동성을 보였다(Lan et al., 2013). 한편 인도양의 수온 변화는 동북아시아 수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5월 열대 인도양의 해표면 온도가 상승하면, 동북아시아의 7~8월 강수량이 증가하여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는 저염수 증가로 인한 수산 산업과 어장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Zhao et al., 2019). 이와 같이 기후 변동으로 인한 인도양의 해양환경 변화가 수산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인도양 해역의 생지화학적 분포와 물질순환에 관한 선박 관측연구는 미비하며, 위성과 수치모델을 활용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져 왔다.
동북아시아 기후의 주요 근원지는 대양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의 기후 변화에 따른 변동을 이해하기 위해 대양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인도양의 환경 변동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기후, 이 해역의 해양 환경 특성 변화, 어업 생산성 등 다양한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제 공동 연구와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인도양의 복잡한 기후, 해양 시스템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수요에 기반해 2015년부터 제2차 국제 인도양 탐사(2nd International Indian Ocean Expedition, IIOE-2)가 시작되었다. IIOE-2에서는 유네스코 정부간 해양학 위원회(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 UNESCO-IOC), 국제 해양 연구위원회(Scientific Committee on Oceanic Research, SCOR) 등의 후원으로 유엔 해양과학 10년(UN Ocean Decade)과 연계하여 인도양의 해류, 기후, 생지화학 순환, 생태계 등에 대한 국제 공동 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 인도양 공동 관측 및 연구’는 IIOE-2에 공식 인증된 연구 프로젝트로, 인도양 용승 해역의 기후, 물리, 생지화학 순환에 대해 밝혀 국제 사회의 인도양 이해에 기여하고, 용승 해역의 해양 환경 변화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양의 해양환경 변화 감시는 전 지구적 기후 변동성과 한반도 주변의 기후 예측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며, 이 연구를 통해 한반도 주변 이상기후, 극한기상의 유발 빈도와 강도 예측 정확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도양 해양환경 변화로 유발된 인도양과 한반도 주변 생태계 변화 추적까지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종설 논문에서는 해양수산부의 재원으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행중인 ‘한-미 인도양 공동 관측 및 연구’과제를 소개하고, 이 연구 과제를 통해 밝혀진 연구 결과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2. 인도양의 특징
인도양은 대양 중에서 세 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약 1억5천만 년 전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3천6백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과 같이 확립되었다(Hood et al., 2024). Fig. 1은 인도양의 주요 해양학적 특징과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태평양, 대서양과 달리 인도양은 북반구 저위도에 육지 경계가 있다. 북반구 대륙 경계의 동쪽에 위치한 벵골만에서는 갠지스강 등 전지구적으로도 큰 주요 강으로부터 다량의 담수가 유입되어 저염수가 형성되는 반면, 서쪽의 아라비안해에서는 증발로 인해 높은 염분의 해수가 존재해 동서의 뚜렷한 염분 차이가 나타난다(Hormann et al., 2019). 북반구 유라시아 대륙의 고산 지형과 대륙의 가열 및 냉각은, 계절에 따라 반전되는 열대 인도양의 강한 몬순에 영향을 일으킨다(Hood et al., 2024; Schott et al., 2009). 북반구의 여름철에는 남서에서 북동으로 부는 남서 몬순풍이 겨울철엔 북동에서 남서로 불어오는 북동 문순풍이 불며 이 바람은 코리올리 효과로 인해 적도에서 방향을 바꾸는데, 계절에 따라 역전되는 몬순풍에 의해 인도양의 표층 순환도 계절에 따라 방향을 바꾼다(Schott et al., 2009; Beal et al., 2020; Hood et al., 2024). Wyrtki Jet는 인도양 적도 부근 상층 80~100 m에서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강한 동쪽 해류로 주로 북동 몬순과 남서 몬순이 교체되는 두 번의 주요 몬순 전환기에(4-5월과 10-11월) 수온약층의 변동과 관련해 발생한다(Wyrtki, 1973). 이 제트 수송은 계절 규모에서 적도를 따라 상층 해양의 열 함량을 재분배하기 때문에 인도양 쌍극자(Indian Ocean Dipole, IOD) 발생에 영향을 주는 등 인도양의 대기-해양 상호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Wyrtki, 1973; McPhaden et al., 2015).
인도양은 전 세계 열염순환의 통로 역할을 한다. 인도네시아 해역을 중심으로 인도양은 태평양과 연결되어 있는데, Indonesian Throughflow (ITF)를 따라 유입된 열과 담수는 남적도 해류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 뒤 아굴라스 해류를 통해 대서양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호주 서안의 리우윈 해류를 통해 남쪽으로 빠져나간다(Fig. 1)(Beal et al., 2020; Hood et al., 2024; Schott et al., 2009). 열대 인도양 표면에 누적되는 열 플럭스는 인도양의 자오면 순환(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을 통해 아열대 해역으로 이동하는데, 이 순환은 인도양 상부 500 m 수심에서 자오면을 따라 남북으로 순환하며, 남쪽의 작은 셀(Southern cell)과 적도를 가로지르는 더 큰 규모의 셀(Cross-equatorial cell)로 구성된다(Fig. 2)(Lee, 2004). 이 흐름을 통해 북쪽의 따뜻한 물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남쪽 저층의 차가운 물이 북쪽으로 전달되어 열대 인도양 해역의 열과 에너지를 이동시키고,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Beal et al., 2020; Lee, 2004).
따뜻한 수역이 서부에 존재하는 열대 대서양, 태평양과는 달리, 인도양은 해양학적 특징으로 인해 동인도양에 따뜻한 수역이 형성되고, 이러한 인도-태평양 웜풀 해역은 매든-줄리언 진동, 몬순 계절 변동, 인도양 쌍극진동과 같은 강력한 해양-대기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해역이다(Schott et al., 2009; Beal et al., 2020; Hood et al., 2024). 인도양 쌍극진동(IOD)은 열대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해양-대기 결합 현상으로, 전 지구 기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Saji et al., 1999; Saji and Yamagata, 2003). IOD의 정도는 Dipole Mode Index (DMI)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서인도양과(50~70°E, 10°S~10°N) 동인도양의(90~110°E, 10°S~0°) 수온 차이로 결정된다. 양(positive)의 IOD 시기에는 서인도양에서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해수면 온도(Sea surface temperature, SST)와 동부에서 차가운 SST가 나타나며, 음(negative)의 IOD 시기에는 동서 방향의 따뜻하고 차가운 패턴이 반대로 나타난다. IOD 현상은 해양 및 대기 순환 패턴을 변화시키고, 인도양 해수면 온도 변동의 약 12%를 설명하며, 동아프리카에는 강우를, 인도네시아에는 가뭄을 초래할 수 있다(Saji et al., 1999; Saji and Yamagata, 2003; Hood et al., 2024). IOD의 발생 기작과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는데, 2008년 연구에서는 RAMA 데이터를 통해 IOD의 변화보다 몇 개월 앞서 해양 내 열 함량을 대변하는 해수면 높이가 변화했음을 발견하였다(Horii et al., 2008). 태평양의 El Niño-Southern Oscillation (ENSO) 발달과 마찬가지로, 열 함량의 변화가 IOD의 선행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한 결과, 어느 정도 상관성이 있었으나 IOD가 대기 원격 상관관계를 통해 태평양 ENSO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해수면 열 함량의 변화를 통해 IOD의 변동성을 예측하기는 어려웠다(McPhaden and Nagura, 2014).
다른 대양과는 달리 인도양 적도 해역은 서풍이 우세하기 때문에 하강류가 주로 나타나 적도에서 용승이 적게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인도양 적도 해역의 표층은 100 m 까지도 질산염, 인산염 및 규산염을 포함한 영양염의 농도가 거의 없는 빈영양 상태가 유지된다(Schott et al., 2009; Hood et al., 2024). 하지만 인도양 남서부 열대 해역(55~65°E, 5~12°S)에서 차갑고 영양염이 풍부한 물이 상승하여 수온약층의 깊이가 돔 형태로 용승한다는 것이 밝혀졌다(Fig. 3)(McCreary et al., 1993). 세이셸-차고스 수온약층 융기 해역(SCTR)이라 명명된(Hermes and Reason, 2008) 이 해역에서 클로로필 증가가 나타남을 위성을 통해 관측하였으며, 증대된 생산력은 상위 영양단계를 풍부하게 만들어(Dilmahamod et al., 2016; Kim et al., 2022) 이 해역의 어업 활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준다(Fig. 4)(Wibawa et al., 2017; Wu et al., 2022; Marsac et al., 2024). 남적도 해류와 적도반류로 경계 지어지고 이 사이의 에크만 발산으로 인한 용승이 유도되는 이 해역은(Fig. 3) MJO와 관련된 강한 SST 변동이 나타나며, SCTR 해역의 상승한 수온약층은 ENSO와 IOD에 대한 민감성도 높아 해양-대기 상호작용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Hermes and Reason, 2009; Hood et al., 2024). 또한, SCTR 해역의 경년 해표면 수온 변동은 인도양 남서부의 열대성 저기압 빈도, 인도양 여름 몬순 강우량, 그리고 동아시아의 기후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Izumo et al., 2008; Vialard et al., 2009), 이 해역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어 어업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Fig. 4)(Marsac et al., 2024).
3. ‘인도양 한-미 공동 관측 및 연구’의 구성
이 연구는 인도양 용승 해역의 물리, 생지화학 순환에 대해 이해하고, 이 해역의 해양 환경 변화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관측, 모델, 융합 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관측 연구에는 그 방법에 따라 선박을 활용한 관측, 무인 해양 로봇을 활용한 관측, 계류선을 활용한 시계열 관측,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 연구가 포함되어 있다.
선박 관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대양 연구선인 이사부호를 이용해 진행하고 있으며, 미량-동위원소 추적자를 활용한 수층 물질 거동 규명, 수중 침강입자 거동 규명, 해양-대기 상호 작용, 해양 표층-심층 간 물질순환 조절 요인 이해, 화학추적자를 활용한 수괴 혼합 추적, 식물플랑크톤 군집 변동성 파악, 동물플랑크톤 관측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선박 관측은 매년 4~6월 사이 약 한 달여간의 기간에 걸쳐 수행되는데, CTD와 ADCP를 활용한 해수의 기본 물리특성과 구조 관측, 영양염, 유·무기 탄소 인자, 미량원소, 동위원소, 식물플랑크톤 광합성 색소와 같은 다양한 생지화학 추적자를 측정하기 위한 시료 채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용존산소, 영양염, 무기탄소 등과 같은 기본 화학추적자는 선상 실험실에서 바로 분석과 결과 획득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선박 관측은 한정된 기간 동안 수행되기 때문에, 이를 상호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원격 관측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Biogeochemical (BGC) Argo float와 수중 글라이더를 이용해 선박 관측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기간과 공간에 대한 물성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경년변동을 포함한 시계열 변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그보다도 더 긴 시간 범위에서의 연속 관측이 필요한데, 이는 계류선을 활용해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SCTR의 중심 해역에서 St. K 계류선을 운용하고 있으며, 수심 300 m에서 해저 면까지 수온, 염분, 용존 산소 등의 물리특성을 연속 관측하고 있다. 또한 계류선 상부에는 어류의 이동과 분포에 대해 관측할 수 있는 과학어군탐지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침강입자를 채집하기 위한 sediment trap이 1500 m와 2500 m에 설치되어 있어 이 해역의 생지화학 특성도 연속 관측을 하고있다. 한편, 표층에서부터 수심 500 m 영역까지의 물리 변동 특성은 RAMA (Research Moored Array for African-Asian-Australian Monsoon Analysis and Prediction) 부이를 활용해 미국과 공동 관측하고 있다. RAMA 부이는 북위 15도에서 남위 15도까지 적도를 가로지르는 여러 라인에 걸쳐 설치된 계류선으로, 대기 관측 장비와 표층부터 500미터 깊이까지 온도, 염도, 압력을 측정하는 여러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이 연구에서는 동경 65도 경도선에 설치된 RAMA의 유지, 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남위 8도, 동경 65도를 중심으로 반경 3km내에 St. K 계류선과 RAMA 부이 계류선, ADCP 및 PIES (Pressure Inverted Eco-Sounder)를 동시에 설치하여 대기로부터 수심 4,000 m 해저면에 이르는 공간 범위에서 시계열 동시 관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공동 관측과 연구를 통해 인도양에서 세계 최초로 대기에서부터 해저면에 이르는 수층 전체에 대한 시계열 관측을 구현하여 수행 중이다. 선박이나 계류 관측 등으로 관측할 수 없는 광역 관측은 인공위성을 활용한 다양한 원격 측정 연구로 진행되며, 다양한 인공위성 자료를 활용해 인도양 전역의 일차생산력을 복원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선박, 로봇, 계류선, 인공위성 등을 활용해 획득한 물리, 생지화학 자료들은 모델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해양순환-생지화학 접합 모델링을 통해 인도양 수온약층 융기해역의 계절 변동을 예측하고, 인도양 수온약층 융기해역의 과거 변동 재현과 변동 특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4. 주요 연구 성과 및 결과
지금까지 ‘한-미 인도양 공동 관측 및 연구’를 통해 인도양의 수층 물질 거동과 생태계, 인도양 환경 변화와 기후의 연동성 등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수행 및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가 이 연구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에도 꾸준하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이 연구과제를 통해 발표된 연구 결과들과 인도양에서 수행된 연구들 중 관련 연구 결과들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4.1 미량-동위원소 추적자 활용 수층 물질 거동 규명
이 연구에서는 이사부호에 국내 최초로 구축된 청정 해수 채집 인프라를 활용하여 인도양 수층의 미량원소 물질 거동 연구를 진행하였다. Mn, Fe, Co, Ni, Cu, Zn와 같은 미량원소는 해양 생물 활동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기후변화, 생태계 변화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GEOTRACES 등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대양의 미량 원소를 연구하고 있다. 미량 원소는 해수에서 그 농도가 매우 극미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금속 오염이 없는 청정 해수 채취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2017~2018년, 두 번의 연구항차에서 이사부호에 구축된 Ultra Clean CTD 시스템을 활용해 채취된 해수에서 미량 원소의 농도와 동위원소비를 측정하였으며, 국제 공인 수준의 신뢰할 수 있는 미량 원소 데이터 획득에 성공하였다(Fig. 5) (Kim et al., 2019).
미량-동위원소 추적자는 수층 물질 순환 거동 규명연구에도 활용 가능하다. 2017~2018년 항차에서 60°E와 67°E 횡단 선을 따라 서부 인도양에서 측정된 234Th을 추적자로 사용하여 입자성 유기 탄소(Particulate organic carbon, POC)의 침강 플럭스를 추정했다. SCTR 해역과 비 SCTR 해역에서 POC 플럭스를 추정한 결과 융기 현상이 약했던 2017년에는 SCTR 해역과 비SCTR 해역 간의 POC 플럭스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SCTR 해역의 POC 플럭스(8.52 ± 7.89 mmol C m–2 d–1)가 비SCTR 지역(0.63 ± 0.07 mmol C m–2 d–1)보다 더 높았으며, 이는 SCTR 해역의 강한 저층수의 융기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Seo et al., 2024). 인도 GEOTRACE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4년 4월부터 5월까지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234Th을 추적자로 사용하여 입자성 유기 탄소의 침강 플럭스를 추정했는데, 상층 100 m에서 1.9 ± 0.1 mmol C m–2 d–1 에서 9.0 ± 0.8 mmol C m–2 d–1의 범위로 나타났다. 이 중 SCTR 해역과 가까운 12.00°S, 65.00°E 정점에서 가장 높은 침강 플럭스를 보였다(Subha Anand et al., 2018). 이러한 미량-동위원소를 활용한 POC 플럭스 추정은 인도양에서 탄소 격리 효율성을 추정하는 데 중요한 결과를 제시했다(Fig. 6).
4.2 수중 유기탄소 거동 규명
미량-동위원소 결과에서도 확인했듯이 표층에서 생성되는 입자성 유기탄소는 더 깊은 심층으로 침강하여 해저에 저장된다. 따라서 심층에는 표층에서 최근에 생성된 입자성 유기탄소들과 그보다도 더 오래전에 생성된, 오래된 유기탄소가 혼재되어 있다. 기원별 탄소의 분포 정도는 해양 탄소 순환과 생태계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 이 연구에서는 탄소의 안정동위원소비와 방사성 동위원소비를 활용해 열대 서인도양 해역에 존재하는 입자성 유기탄소의 기원과 상대 분포를 추정하였다. 그 결과 수심 1000~2000 m 사이에 오래된 유기탄소가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것을 밝혔고(Fig. 7), 이들의 분포가 수괴 혼합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제안하였다(Kang et al., 2024b).
2011년 12월~2012년 1월 인도에서 수행된 열대 인도양과 남극해 인도양 연구에서는 표층수의 입자성 유기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물리적, 생물학적 요인에 따른 입자성 유기물 분포 변동을 확인하였다(Soares et al., 2015). 열대 해역에서 탄소 안정동위원소비가 뚜렷한 위도 별 변동을 보였고, 남위 40도 이남에서는 탄소 안정동위원소비가 온도와 양의 상관관계, 총 CO₂와는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 해류, 생물 군집 구조 등이 입자성 유기탄소의 동위원소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침을 설명하였다(Soares et al., 2015). 2016년 Global Ocean Ship-Based Hydrographic Investigation (GO-SHIP) program에서는 IO8S 선을 따라 남위 29도~56도 사이 해역에서 용존 유기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용존 유기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비가 수괴에 따라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수괴의 순환과 분포에 따라 남인도양의 수중 용존 유기탄소의 연대가 결정됨을 파악하였다(Bercovici et al., 2018).
4.3 화학추적자 활용 수괴 혼합
수괴는 대양에서 물, 열, 염분뿐만 아니라 탄소와 영양염 등의 원소들을 이동시키는 매개체로, 대양환경에서 수괴들의 분포와 혼합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것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두는 주요 연구 주제 중의 하나이다. 과거엔 수온, 염분과 같은 기본 해양환경 인자를 활용해 수괴를 추적하였으나, 현재는 이외의 다른 화학 추적자를 활용한 수괴 분포 연구가 제안되고 있다. 산소의 안정동위원소비는 해수의 수온, 염도, 강수, 증발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며, 서로 다른 기원을 가진 수괴들은 고유의 산소 안정동위원소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각 수괴의 기원을 추적하고 혼합 정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Benway and Mix, 2004). 2018년에 서인도양 60°E 경도를 따라 3~12°S, 67°E 선상의 3~25°S 사이에서 측정된 산소 안정동위원소비는 서인도양 해역의 수괴 분포를 추적하는데 활용되었다. 이 연구를 통해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서인도양의 미탐사 해역에서 표층부터 최대 4000 m 이상 심층까지의 수괴 분포를 처음으로 밝혔다(Fig. 8)(Kim et al., 2021).
이 연구에서는 용존 유기물의 형광 특성이 수괴 분포와 혼합의 추적자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안하기도 하였다. 서인도양에서 측정된 FDOM이 수괴 분포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고, FDOM 각 성분 간의 형광 비율도 수괴 분율 정도와 관련된 것을 확인하였다. 이 특성을 바탕으로 염도-휴믹 FDOM 다이어그램을 통해 각 수괴의 상대적 분포를 계산하였고(Fig. 9), 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얻은 결과와도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휴믹화된 Fluorescent Dissolved Organic Matter (FDOM)의 분포가 심층 수괴의 분포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확인 할 수 있었다. Kim et al.(2020)의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와는 달리 FDOM을 해양의 물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추적자로 활용한 세계 최초의 시도로 세계적인 저널인 Marine Chemistry에서 3년 이내에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4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해양 물리 순환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수온, 염분 같은 환경 인자들에 더불어, 융합 연구를 통해 물질 순환과 생태계 연구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화학 추적자들의 개발과 이들의 특성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4.4 생태계 연구
앞서 연구 결과에서 소개했던 인도양의 수괴 분포와 그 안의 탄소, 영양염, 미량 원소 등의 물질 순환은 궁극적으로 이 해역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서인도양의 SCTR 해역은 용승작용으로 영양염이 주변 해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식물 플랑크톤의 생장이 촉진된다. 이는 상위 영양 단계에 있는 동물플랑크톤의 풍부도 높이고 어류 생태계까지도 영향을 미쳐 이 해역을 중요한 어장 환경으로 만든다. 이 연구에서는 다층플랑크톤채집기(Multiple opening/closing net and an environmental sensing system, MOCNESS)를 이용해서 서인도양 SCTR 해역과 비 SCTR 해역에서 깊이별로 중형동물플랑크톤의 분포와 풍부도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표층 혼합층에서 중형동물플랑크톤의 높은 풍부도(평균: 1275개체 m−3)가 관찰되었다. SCTR 해역에서는 저온, 고염의 중층에서 Oncaea spp.가 우점했는데, 기회주의적 섭식자로 대양 용승 지역의 상대적으로 풍부한 영양염과 식물플랑크톤이 이들 종의 생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Fig. 10)(Kim et al., 2022). 한편, 플랑크톤채집기를 활용한 시료 채집 시 부유 플랑크톤과 함께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인공 물질들도 채집이 되는데, 그 농도와 분포를 분석한 결과 서인도양에서 미세플라스틱 확산이 국지적 해류에 영향을 받음도 확인 되었다(Baek et al., 2024).
이처럼 직접 플랑크톤을 채집해 분석하는 것 외에도 과학적 어군탐지기(과학 어탐)를 활용해 동물플랑크톤 및 어류들의 분포, 이동패턴, 풍부도를 탐색해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19년 처음으로 서인도양에서 과학 어탐으로 수집된 음향 산란 정보를 활용해 서인도양 해역 생물들의 생태 특성을 연구하였다. 서인도양의 면적산란계수(Nautical area scattering coefficient, NASC)를 분석한 결과, NASC가 SCTR 해역에서 비 SCTR 해역 보다 평균 2.6배 더 높게 나타나 SCTR 해역에 더 많은 생물이 분포함을 알 수 있었고, 수직적으로는 100 m와 400~600 m 수심에서 가장 높은 후방 산란 강도를 보였다. 연구가 수행된 2019년에는 동물플랑크톤을 제외한 다른 생물 종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종별 분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는 어려웠지만 최초로 서인도양 해역의 생태 음향 정보를 연구했다는 의의가 있다(Fig. 11)(Kang et al., 2021).
2021년 수행된 연구에서는 표층 어류와 대형 플랑크톤의 분포와 생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표층에 분포하는 부유 생물들의 수직이동은 해양환경에서 수직 먹이망을 연결하고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연결고리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양에서 이들의 수직이동 경향과 생태 연구는 중요하다. 연구 결과, 어류와 대형 플랑크톤이 SCTR 해역에 더 밀집해 분포하는 것을 밝혔고, 어류의 경우 낮 시간 동안엔 표층에, 밤에는 최대 82 m까지 이동, 분포하였으며, 대형 플랑크톤은 시간과 관계없이 표층에 분포함을 밝혔다(Fig. 12)(Kang et al., 2024a).
4.5 SCTR 용승 변동성 연구
생태계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SCTR 해역은 서인도양 해역에서 높은 생물 생산성을 가지며, 많은 국가의 주요 어장 환경으로 역할하고 있다. 따라서 SCTR 환경과 용승 변동성의 이해와 시뮬레이션은 기후학적으로도,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하다. 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Sixth (CMIP6) 모델을 활용해 SCTR의 D20(20℃ 등온선 깊이)를 분석하고 관측치와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 27개 CMIP6 모델 중에서 23개 모델이 관측보다 D20을 더 깊게 재현했는데(Mubarrok et al., 2023), 이러한 편향은 적도와 남인도양에서 인도양 동서 평균 해수면 압력 구배에 의해 발생하는 동풍 편향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를 통해 로스비 파 보다 바람에 의한 에크만 펌핑이 수온약층 깊이의 편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동풍 편향을 줄이면 SCTR 해역 수온약층 깊이를 더 정확하게 모의할 수 있음을 밝혔다(Mubarrok et al., 2023). 이러한 바람의 중요성은 관측 결과를 활용한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1968~2017년 동안 SCTR 융기 강도의 변동과 원격 및 국지적 풍력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국지적인 바람이 SCTR 용승 억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용승 변동성의 예측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Lee et al., 2022).
5. 향후 연구 방향 및 결론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인도양의 해양 환경과 변동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불확실성 증가, 다른 대양과의 상호작용은 인도양의 해양 환경 변동 특성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인도양 해역에서의 지속적인 중장기 관측 연구가 필요하다. 동부 적도 인도양에서 채취된 산호 기록을 사용하여 지난 천 년간 IOD 변동성을 재구성한 결과, 1960년 이전에는 극단적인 양의 IOD 발생이 드물었으나, 현재에 들어 그 발생 빈도가 증가했고(Abram et al., 2020), 이는 1997년 동아프리카의 대규모 홍수, 인도네시아의 산불(Cai et al., 2014), 2019년 호주 산불의 원인이 되었다(Wang and Cai, 2020). 하지만 고농도 CO2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인위적인 기후 온난화가 IOD의 변동성을 억제하였으며, ENSO에서 기인한 내부 변동성에 의해 열대 인도양 평균 상태와 IOD 진폭 간의 상관성도 약화 되었다(Kim et al., 2024). 2300년 까지의 장기 예측에서는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IOD와 SST 변동성이 약화한다는 결과도 있었다(Wang et al., 2024). 그러나 IOD 모델의 편향과, 인위적 기후 변화 이전의 자연적인 IOD 변동성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미래 IOD 변화 예측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도 제한적이며(Abram et al., 2020), 인도양 해역에서의 중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인도양과 다른 대양간의 상호작에 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도양의 환경 변화와 해양-대기 상호작용 현상은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인도양 주변 국가뿐 아니라 한반도가 포함된 동북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인도양 자체와 주변 대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ITF를 따라 태평양에서 유입된 담수는 10~15°S에서 인도양을 가로질러 마다가스카르 해안까지 수심 약 600 m까지의 염도를 낮추며(Talley and Sprintall, 2005), 태평양의 ENSO와 인도양의 IOD는 상호작용을 통해 전 세계 기후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친다. ENSO는 동부 및 중부 열대 인도양에 비정상적인 바람 응력을 유발하며, 동, 서 인도양의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와 해양 순환 패턴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Schott et al., 2009; Hood et al., 2024; Kim et al., 2024). 이와 같이 다른 대양과의 상호작용은 인도양 해양 변동의 작용 기작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양간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인도양 한-미 공동 관측 및 연구’는 인도양 열대 용승 해역에서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인도양 해양 환경의 변동을 이해하고, 인도양의 변화가 동북아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함으로써 한반도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서인도양 고온 현상에 의한 대류 활동과 대기 파동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필요한 기초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 역학을 규명하고, 인도양 수온 변화에 의한 동북아 지역의 비정상적 저기압 증가와 이에 따른 강수량 및 강풍 빈도 증가의 예측 정확도를 향상하는데 활용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IIOE-2 등 다양한 국제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해양 과학 협력을 이어가고, 이사부호를 활용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 대양 연구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대양 환경의 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이나 단일 국가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다양한 국가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협력 연구가 필요하다. 이 논문이 인도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도양 연구의 중요성과 관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